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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HOUSE & WINE MUCHA ; 무하 ; 無瑕 - 잔술 플래터 : 약청주 + 증류주/ 브리치즈 구이

茶室 찻집

by 눈뜨 2023. 9. 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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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카페거리 하천가에 위치한 무하.

언젠가 차와 전통주를 파는 걸 눈여겨봐 뒀었고, 또 그 뒤의 언젠가 다시 찾았지만 마침 쉬는 날이라 가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주 카페거리에서 가볍게 한잔 하자 싶던 차에 불이 켜진 게 보이기에 들어가 봤다.

영업을 하는 게 맞나 한껏 어색해하며 기웃대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한 걸 좋아하긴 하지만, 널찍하고 허연 공간에 손님이 너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편한 데 앉으라 하시기에 창가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벽 쪽에 앉았는데 단단하고 등받이가 멀찍이 있어 편하진 않더라.

바420에서 포트와인 하프보틀을 채워주던 유리병에 물이 담겨 나왔다. 물병이 귀엽긴 한데, 너무 금방 금방 비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2022.10.03 - [食食 얌냠] - bar420 바420 - 포트와인 : 콥케 파인토니 + 테일러 파인토니 + 콥케 토니포트 10년/ 위스키 : 몰트/ 브리치즈 오븐구이 + 짜계치

bar420 바420 - 포트와인 : 콥케 파인토니 + 테일러 파인토니 + 콥케 토니포트 10년/ 위스키 : 몰트/ 브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난 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쓴 것도 안 좋아하고, 알코올 향도 역하고, 누룩향이나 시큼함도 즐기지 않는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확신을 가지고 좋아한다 할 만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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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보틀 좋았는데, 이젠 안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포트와인 샘플러를 팔아서 좋았다.
2023.05.30 - [食食 얌냠] - bar420 바420 - 포트와인 : 10년 숙성 샘플러 + 칵테일 : 레드문 오버 포르투 + 푸드 : 치즈 플래터

bar420 바420 - 포트와인 : 10년 숙성 샘플러 + 칵테일 : 레드문 오버 포르투 + 푸드 : 치즈 플래터

이 블로그에 술이 굉장히 자주 등장하지만, 놀랍게도 난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냥 내 입에 맛있는 걸 좋아해서, 특히 맥주는 대부분 안 좋아하고, 막걸리도 극히 일부만 괜찮아한다.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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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갔을 때랑 컨셉이 상당히 바뀐 것 같지만, 그래도 샘플러는 여전히 하고 있다. 난 포트와인을 좋아한다. 강한 단맛과 부드러운 바닐라, 시나몬 뉘앙스의 매큼한 오크향이 어우러져 딱 내 취향인 술인데, 과연 브랜드별로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던 적이 많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줬던 게 이때 주문했던 포트와인 10년 숙성 샘플러였다. 숙성 정도가 차이가 나는 건 다른 게 느껴지는데, 포트와인이라는 주종 자체가 갖는 특징이 워낙 강해서 동일한 숙성기간을 거친 포트와인은 이렇게 한 자리에서 먹지 않는 이상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10년 된 포트와인은 맛있다. ;)

요즘은 전통주를 파는 곳이 늘긴 했지만 있는 것만 있는 경우가 많고, 양주나 사케와 달리 병 채로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음회가 아닌 이상 이것저것 다채롭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는데, 무하의 전통주는 종류도 다양하고, 판매하는 단위도 잔부터 작은 병, 댓 병까지 3단계의 친절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뿐 아니라 더 조금씩, 더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잔술 플래터까지 뙇! (✪ꆚ✪) 뭐쉬쒀! 잔술 플래터는 약청주를 할지, 증류주를 할지, 석 잔을 할지, 넉 잔을 할지 고르고, 각 분류에 속하는 술을 고르면 된다. 중복은 안 된다고 쓰여 있었고, 플래터로 주문할 수 없는 술이 있긴 하던데 대부분 가능한 것 같았다.

안주는 브리치즈 구이. 배가 고프진 않기도 했고, 맛이 확실한 걸 먹어보자 싶었다. 치즈가 어울리지 않는 술은 없지. 치즈는 마시쓰뉘꽈 (゚¬゚)

우리의 잔술 플래터 2종을 완성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 종류가 많아 준비하는 데 퍽 번거로워 보였다. 없어지는 건 아니겠지? 이런저런 우려 속에 먼저 상 위에 등장한 건 먹거리 쪽이었다.

브리치즈 구이 15,000원. 브리치즈에 견과류를 올려 오븐에 구워냄
브리치즈를 치사하게 반으로 자르지 않고 조각만 내서 올려서 일단 감동. 의외의 가성비 메뉴일지도 ㅋ

견과류도 먹을만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브리치즈를 조금 더 구워도 좋겠지만, 따닷하니 기분 좋은 온도였다. 

치즈에 신을 내는 동안 탄성을 자아낼 비주얼로 등장한 잔술 플래터.

잔술 플래터 - 약청주 4잔 : 서설, 하타, 경성과하주, 풍정사계 춘, 각 30ml 16,000원 + 증류주 4잔 : 만월 40%, 여유소주 25%, 문경바람 오크 40%, 담솔, 각 30ml 17,000원
메뉴판에 있는 사진은 이미지컷인 줄 알았는데, 진짜 이끼를 깔고 텔레토비처럼 옹기종기 등장한 잔술즈. 이런 건 찍어야지. 두 번 찍어야지. 술을 준비하며 무슨 팻말을 뒤적이시는 게 보였는데, 이렇게 잔 앞에 꽂아버리는 거였다. 먹는 내내 술잔을 제 자리에만 잘 내려놓으면 무슨 술인지 헷갈릴 위험이 없어 좋았다. 전체적으로 귀여운데, 글씨체가 반듯하고 진지한 정자체라 재밌다. 폰트 설정을 했는데 지원을 안 해서 기본 폰트로 나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달까 ㅎㅎ

약청주 ; 탁주에 비하여 맑게 걸러낸 술

품명도수설명1잔
55㎖
도쿠리
150㎖
bottle
서설13%은은한 향과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향긋한 한국형 청주6,000원13,000원375㎖ 26,000원
하타16%쌀과 쌀입국으로 빚어진 청주. 은은한 곡물 특유의 단향이 올라오지만 드라이한 맛임5,000원12,000원500㎖ 34,000원
경성과하주20%여주햇찹쌀로 빚은 약주에 경기미를 상압증류한 소주를 블렌딩해 만든 달콤한 과하주10,000원27,000원375㎖ 53,000원
풍정사계 춘15%2021우리술품평회 대통령상 수상. 특유의 배꽃, 메밀꽃, 어린 사과향이 특징7,000원20,000원500㎖ 58,000원

이번에 마신 잔술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경성과하주"였다. 역시 난 주정강화인가 ㅋ 달콤하게 짝짝 붙는 느낌이 좋았다. 가장 연한 빛깔을 띄던 "서설"이 두 번째. 처음엔 너무 향이 없고 밋밋한가 싶었지만 마시다 보니 깔끔하게 먹기 딱 좋았다. 약청주 중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건 "하타"였는데, 수색이 맑은데도 뒷맛은 영 텁텁했다. 네임드인 "풍정사계 춘"은 나쁘진 않았지만 크게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그래도 전에 전통주갤러리에서 먹어봤던 "풍정사계 동"보단 괜찮았다.
2023.02.23 - [文化 우와] - {놀이문화} 전통주 갤러리 THE SOOL GALLERY - 2022년 6월 및 2023년 2월 상설시음회

{놀이문화} 전통주 갤러리 THE SOOL GALLERY - 2022년 6월 및 2023년 2월 상설시음회

전통주 갤러리는 농식품부와 aT가 운영하는 전통주 홍보전시관으로, 매월 주제를 가지고 5종의 시음주를 선정해서 상설시음회를 진행한다. 강남역 언덕 높은 곳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별안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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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정사계 동"에 대한 언급은 위 글 말미에 있는데, 누룩향 나고 찝찌름해서 취향이 아니란 내용. 참고로 그건 증류주였다.

증류주 ; 양조주를 다시 증류한 술

품명도수설명1잔
55㎖
도쿠리
150㎖
bottle
만월40%은은한 복분자향과 깔끔한 뒷맛의 복분자 증류주7,000원15,000원375㎖ 28,000원
여유소주25%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은은한 곡물의 향미와 부드러운 목넘김의 소주7,000원14,000원375㎖ 27,000원
문경바람 오크40%오크 : 문경사과를 증류해 오크 숙성한 술9,000원23,000원375㎖ 47,000원
담솔40%솔송주를 증류한 뒤 벌꿀을 첨가하여 숙성한 술7,000원18,000원500㎖ 50,000원

역시 증류주는 내 취향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 준 증류주 잔술 플래터.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내가 싫어하는 누룩향을 모두 갖고 있었다. 오크를 끼얹어도 감출 수 없는 알약의 기운. "만월"은 메뉴판에 적힌 설명과 달리 시럽이 떠오를 정도로 캐릭터가 강해서 인상적이었다. 대체 어디가 은은하다는 거야? ㅋㅋ 증류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담솔"이었다. 민트나 솔을 즐기진 않지만, 이상하게 여기에선 잘 어울린다. 역시 솔이 들어간 음료 중 으뜸!  (´∀`)b토닉 같은 거랑 하이볼 만들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흥미롭긴 했지만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무하. 난 좋은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고, 왜 이렇게 손님이 없나 싶고, 이대로 쭉 계속해주셨으면 좋겠다 싶었다. 이거 왜 안 유명하지? 여하튼 일단 우린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또 방문을 다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엔 음식도 이것저것 시켜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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