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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PEANUT COFFEE 재즈피넛 - 과테말라 핀카 오로라 베네시아 워시드(싱글오리진) + 니카과라 리틀 레드 라이딩 후드 CM 내추럴(융드립) + 재즈피넛 휘낭시에

茶室 찻집

by 눈뜨 2023. 12. 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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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식사를 마치고 새로운 카페를 가보자 해서 찾은 재즈피넛.

간판이 작아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더니... 거리 분위기가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기도 하고, 길가에 살짝 놓인 입간판도 방심하면 놓치기 딱 좋은 아담한 크기였다.

창이 커서 1층이면 그냥 눈이 갔을 텐데, 폭이 좁은 보행로에 바로 붙은 건물 3층이라 길에선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1층은 셔터가 내려진 아크릴 가게였는데, 오는 길이 줄곧 이런 느낌이다. 건물 앞 도로 쪽에 내놓은 입간판을 살펴보니 규모는 작지만 이것저것 열심히 하는 집인 듯.

엄청 좁고 가파른 계단을 일렬로 따라 오르면, 전혀 안 열리거나 열면 안 될 것 같은 브라운 톤의 철문이 양쪽으로 등장한다. 우측이 카페. 왼쪽 문은 여자화장실인데, 깨끗은 한데 엄청 좁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ㅋㅋ

오른쪽 철문 너머 매장 내부는 역시나 넓진 않지만, 커다란 창이 깨끗하게 닦여있어서 답답한 느낌은 없어 좋았다.

배가 불러서 부러 드립을 판다는 카페를 찾아온 거였는데,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히 놓인 휘낭시에를 보니 안 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드립 두 잔이랑 휘낭시에 하나 주문.

우리는 출입문을 마주 보는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카운터 뒤편 벽에도 원두 종류가 적혀있구나. 자가배전이라는 걸 보니 로스팅도 직접 하는 모양이다.

의외로 뷰가 좋은 재즈피넛. 눈이나 비가 와도 보는 맛이 있을 것 같고, 가로수에 잎사귀가 무성해도 좋겠다 싶더라. 이번엔 맑고 파란 하늘을 보는 걸로 만족.

자리 옆에 계단이 있던데, 위에 배전실이 있으려나? 그 옆으로 재생 중인 게 비디오인진 확실치 않지만 비디오플레이어가 장착된 텔레비전에서 무언가 흑백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티브이도 그렇고, 모니터란 이렇게 굴러갈 듯 동그란 것이었는데... 막상 쓸 땐 불편했는데, 이렇게 보니 귀엽다. 위에 놓인 포스터 QR을 찍어보니 상영회 같은 걸 하는 모양이었다.

따뜻한 차라며 내 주신 웰컴드링크. 수정과를 희석시켜 따뜻하게 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잘 어울린다. 겨울엔 시나몬이지 ;)

싱글 오리진 커피 - 과테말라 핀카 오로라 베네시아 워시드 6,000원 (아이스 + 500원) 고소함과 산미의 밸런스 + 재즈피넛 휘낭시에 2,800원. 프랑스 발효 버터, 국내산 유기농 밀, 꿀, 유정란, 마스코바도, 아몬드 파우더, 바닐라 익스트렉트
어디 하나 치우치지 않고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아이스커피였다. 적당한 산미는 오히려 고소한 느낌을 받쳐주는 것 같다. 휘낭시에는 그냥 그냥.

똑똑똑똑 융드립. 방울방울 정성스럽게 내려야 하나보다. 필터 생김새 탓인지, 한약을 달이는 느낌이 나는 듯도 했다.

융 드립 커피 : 싱글 오리진 +1,500원. 플란넬 소재의 융 필터로 천천히 내린 커피 / 아이스 +500원 - 니카과라 리틀 레드 라이딩 후드 CM 내추럴 6,500원. 총 8,500원. 와이니한 산미와 독특한 발효향
커피를 마실 때 노트를 한참을 되새겨야 어렴풋이 그 뉘앙스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와이니한 산미와 독특한 발효향"이란 설명이 확실히 납득이 가는 맛과 향을 가진 커피였다. 융드립은 일반 종이필터 드립에 비해 진한 맛이 특징이라 다채로운 이 원두와 잘 어울릴 거라 하셨는데, 역시 잘 맞게 잘 시켰다 싶었다. 원래도 고를 원두였는데, 마침 딱이라 완전 딱!
드립만 한다고 해서 새카만 커피만 팔 줄 알았는데, 우유나 크림 등을 넣어 만든 메뉴도 제법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서 다음엔 그중에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을지로에서 모처럼 마음에 드는 카페 발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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