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맛집 중 하나인 오늘의 초밥. 약칭으로 오초라 쓰고 부른다. 5분이 아쉬운 점심시간에도 항상 웨이팅이 있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한산한 저녁 시간에도 홀로 붐비는 식당이다. 그런 오초에서 회전초밥집을 냈다고 했다. 오늘의 회전초밥이라 오회초라고.
소문으로만 전해 들어서 대충 컨벤션선터 있는 대로변 어딘가에 있으려니 짐작만 했는데, 지도를 확인해 보니 내 생각과는 좀 다른 쪽에 있었다.
대로변이라기 보단 뒷길, 하천변 작은 도로 쪽에 있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 1층 왼쪽 구석.
코앞까지 와도 초밥집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다. 사람이 많으면 여기 보이는 하얀 천막 안에서 기다리는 모양. 저녁 영업은 5시부터 시작인데, 평일 6시 전에 방문한 덕인지 바로 식사가 가능했다. 이 날은 6시에도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그저 포장하는 손님이 음식을 잠시 기다렸다가 받아가고는 했다.
오회초 식당 내부는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선지 접시마다 뚜껑을 덮고 2층으로 쌓여서 돌고 있었다. 회전초밥 접시를 이렇게 쌓아서 돌리는 집은 처음 봐서 그 모습이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노란 접시 2천 원, 빨간 접시 4천 원, 까만 접시 6천 원에 사이드 메뉴 몇 가지가 있다. 회알못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르는데, 메뉴판에 각 메뉴들이 그림과 이름이 함께 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뒷면엔 주문메뉴와 주류음료, 포장메뉴가 적혀 있었다. 고등어초밥은 주문메뉴에만 그림이 있어서 회전초밥으로는 못 먹는 건가 했는데, 말씀드리니 만들어 주셨다.(실은 옆에서 먹는 거 보고 따라 주문함 ㅋ)
주류 : 카스(병맥주) 5,000원
주류는 다양한 편은 아니다. 밥을 먹자고 들른 참이라 맥주 하나로 끝냈지만, 술을 먹자고 한다면 맥주로 1차, 소주로 2차가 한 자리에서 가능할 것 같다. 맥소맥이면 3차까지 가능할지도 ㅋㅋ
후토마끼 2,000원
오늘의 회전초밥에 간 사람이라면 꼭 먹어야 한다는 후토마끼. 회에 새우튀김, 계란말이, 우엉, 시소 등등이 알차게 들어찼다. 후토마끼를 처음 봤을 땐 '뭔 김밥을 만원 넘게 받겠대?!' 싶어 어이가 없었다. 지금도 비싸다 싶긴 하지만 가격보다 더 높은 허들이 있었으니... 바로 양이었다. 우리가 주로 먹는 김밥에 비해 채소 비율이 낮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편인 데다 간이 약한 편이라 맛을 따지자면 밋밋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후토마끼 한 접시를 다 해치우는 건 다소 물리는 감이 있다. 처음 한 조각 먹을 때가 가장 맛있는데, 진짜 하나만 집어먹을 수 있다는 건 꽤나 매력적이다. 게다가 포장메뉴에 보니 후토마끼 한 줄에 2만 원이라는 것 같은데, 한 조각이 2천 원이면 이건 먹을수록 이득인 셈.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밥의 백미는 꼬투리라지만, 얘는 심각했다. 완전 두툼한 연어랑 방어 회에, 오동통 계란말이랑 우엉 반찬도 두둑한 게, 다 뽑아서 늘어놓으면 작은 안주 한 접시는 충분히 나올 양이었다. 소주였으면 이거 하나로 반 병도 거뜬했겠다. 이후로 꼬투리만 보이면 자꾸 눈이 갔는데, 역시 이게 최고였다. 잘 골랐어~
광어묵은지 4,000원
대체 묵은지와 회가 어울리는 건 누가 발견했을까? 딱 도다리네 회백반이 생각나는 조합이었다.
2015.10.16 - [食食 얌냠] - (폐점) 도다리네 본점 - 회 백반 : 광어회 + 방어회 + 고등어구이 + 서더리탕
이 메뉴 진짜 괜찮았는데... 없어지기 전에 더 가보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회 잘 안 먹던 시절 치고는 많이 간 편이다.
날치알 2,000원
그 무섭다는 아는 맛. 대단할 건 없지만 톡톡 터지는 날치알이 한가득 올라간 군함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초새우 2,000원
생새우보다는 익힌 걸 좋아해서 하나는 먹는 편인데, 생긴 거에 비해 맛있진 않다. 새우는 그냥 새우만 먹는 게 더 맛있는 듯.,
타코와사비 군함 4,000원
와사비 조절 실패였을까? 눈물이 핑 돌만큼 매웠다.
고등어초밥 4,000원
시소를 다져 넣어 고등어의 비린 맛을 가리려 했나 본데, 고등어는 그리 비리지 않았고, 시소가 너무 도드라진 느낌이었다. 내가 시소를 싫어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초밥 자체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고등어는 괜찮았다.
방어 뱃살 4,000원
기름진 부위라 와사비를 얹어서 냠. 내게 방어란 참치를 살짝 흰살생선화 한 느낌이다. 하얀데 빨간 맛 ㅋ
광어지느러미 4,000원
아부리(불에 구운) 버전이 나와서 먹어봤는데, 열을 가해 기름이 올라와서 꼭 기름을 바른 것 같았다. 엄청 기름진 부위라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아버리더라. 덕분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임팩트 최고!!!
성게알(우니) 생새우 6,000원
생새우 초밥은 2개에 2천 원이던데, 성게알(우니)이 올라가서 하나에 6천 원이 된 건가? 개인적으로 성게알 추가는 비린맛을 더하는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바다 내음 추가려나?
오징어 2,000원
오징어도 새우와 비슷한 이유로 날 것보단 익힌 걸 좋아한다. 날 건 미끈거리고 텁텁함이 남아서 별로.
네기도로마끼 4,000원
네기도로가 생각보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참치 때문에 비싼 모양인데, 난 네기도로마끼보단 후토마끼 추천!
한우스테이크 4,000원
너무 날 생선 위주라 익은 육고기 추가. 하나 정도는 먹을 만했다.
연어 4,000원
대만에서 유명하다는 연어초밥 작은 버전 같은 비주얼의 연어초밥이었다. 느낌도 비슷했다.
계란말이 2,000원
매장에서 막 만든 따끈한 계란말이라며 올려주신 계란말이. 이거 먹으려고 내가 오늘 계란초밥을 안 먹었구나. 김이 폴폴 났었는데, 사진으론 안 보이네. 호프집에서 파는 "일본식 계란말이"와는 확실히 달랐다. 따끈 달큰 촉촉 도톰한 계란말이였다.
도미마스까와 6,000원
내가 광어와 도미를 구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입에 넣어 씹자마자 '이건 모를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 숙성을 시키기도 했겠지만, 도미는 이렇게나 부드러운 식감이구나. 광어와는 확실히 달랐다.
사이드 : 전갱이 튀김 (2pcs) 5,000원
이렇게 왔는데 초밥만 먹고 가기엔 아쉬워서 주문한 전갱이 튀김. 바삭하게 잘 튀겨낸 생선튀김이 2마리 해서 5천 원. 이자카야에서 이렇게 팔면 거기 어디냐고 난리 날 것 같다.
이렇게 마무리를 할 요량이었는데, 별안간 뉴페 등장. 신메뉴가 나왔는데 또 안 먹고 일어나면 서운하니까, 놓았던 젓가락을 다시 집어 들었다.
감태를 두르고 아귀간(안키모)을 얹은 광어 6,000원
광어초밥을 감태로 두르고, 그 위에 파 등으로 조미한 아귀 간을 한 숟가락씩 올린 메뉴. 뭔가 고소하고 크리미한 된장을 얹어먹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성게알을 얹는 것보다 이 편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모든 접시 클리어.
야금야금 쌓다 보니 싸게 먹은 건 아니지만, 막 집어 먹어댄 것 치고 무시무시하게 나오진 않았다. 까만 접시 세 개만 안 먹었으면 5만 원 대로 마무리 할 수도 있었을 테니, 가격이 꽤 괜찮은 편이긴 하다.
진짜 오랜만에 먹어보는 회전초밥이었는데, 나름 만족스럽게 먹어서 기분이 좋다.
2012.04.04 - [食食 얌냠] - 스시나루 - 회전초밥 : 도미 + 한치 + 연어 + 조개 + 광어 + 새우 + 구운 연어 + 문어 + 참치 + 광어 지느러미 / 생맥주 200cc
예전에 먹던 회전초밥은 이런 느낌이었는데... 세상 참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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