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경칩이 지나버렸지만, 작년 크리스마스에 먹은 소고기 식당 사진을 꺼내봤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건 선물과 "만찬"이고, 만찬에 빠질 수 없는 건 고기고, 고기 중 으뜸은 역시 소고기. 그래서 소고기로 유명한 동네 "마장동"을 찾았다.
생전 처음 가본 마장역.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오전이었고, 원래 상권이 형성된 쪽은 아니라 휑한 분위기였다.
이번 만찬의 목적지는 본앤브레드. 난 잘 몰랐지만 꽤나 핫한 식당이라고. 메인은 구워 먹는 소고기지만, 쌀쌀한 겨울에 어울리는 뜨끈한 샤브샤브를 찾아 이곳을 찾았다.
본앤브레드 신관레스토랑은 마장역에 인접해있다. 뚜벅뚜벅
여기저기 신뢰할만한 책자들에 소개됐다는 자랑이 입구에 스티커로 덕지덕지 붙어 있고, 1층 라운지 테이블에도 보란 듯이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예약자를 확인하고 1층에 잠시 대기. 막연하게 상상했던 "마장동"의 이미지와 많이 다른 고급진 분위기였다. 칼질이든, 포크질이든 양식과 클래식 연주곡이 어울릴 것 같은 느낌. 저 안쪽에서는 소고기를 정형하고 있었다.
샤브샤브를 예약하면 2층 테이블석을 안내받는다고 한다. 딱 창가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이른 시각에 식사를 한 덕분에 빈 테이블 너머 창가인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었다.
막상 창가 손님들은 햇살이 강한지 시커먼 커튼을 치고 식사를 하는 듯했고, 그리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라 굳이 창가가 아니더라도 아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의 식당 바로 앞에 해장국, 순대국 간판이 보이는 건 이색적이라 재미는 있었다.
만찬을 위해 준비한 음료는 화이트와인. 평소 레드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샤브샤브엔 화이트가 나을 것 같아서, 가성비가 썩 괜찮다는 에세이 슈냉블랑과 함께 하기로 했다.
뱅가드와인머천트에서 12,900원에 구매했고, 판매자 曰 "파인애플, 구아바, 리치 등 과일 아로마가 풍부하고 블랜딩에서 오는 배, 멜론, 패션푸르트의 과일의 풍미가 신선하고 동시에 생동감 있는 여운을 안깁니다"라 하였다.
와인을 따르니 신이 난 돼지군.
청량하고 깔끔해서 이번 식사에 딱 어울리는 음료였다. 콜키지프리 조으다 ~(=ㅅ=)~
샤브 맡김차림 BORN&BRED BEEF PLATTER HOT POT [2인 500g] 99,000원 + TABLE CHARGE OF 10,000 KRW PER PERSON INCLUDES 10 SEASONAL BAN-CHAN = 119,000원
정갈한 상차림이다 싶었는데, 반찬만 깔아도 두 명이면 2만 원인 것이었다. 뭐, 대단히 대단할 건 없었다. 메인에 집중하는 나로서는 마음에 들진 않는 시스템.
메인은 이 채소들과 소고기. 메뉴판에 보니 고기 추가는 차돌박이(18,000원/100g)만 있었고, 야채 추가는 만원이란다.
버섯과 잎채소들.
채소도 직원분이 일일이 잘라 넣어주신다. 당연히 한 번에 한 접시를 다 넣지 않고, 나눠서 넣었는데, 나중에 넣는 것도 직원분이 손질해 주셨다. 어딘가... 편한데 불편하다.
등심, 차돌박이, 삼각살, 안창살이라 했던가? 딸랑 두 점 있던 두툼한 게 안창살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좋게 말하면 육향일지 모르겠지만, 과했다. 이 부분은 돼지군도 인정. 가장 맛있었던 건 등심이었다. 살살 녹아.
샤악샥 쩝쩝 반복
두 번째 채소를 추가할 땐 고기가 저 정도 남았다. 의외로 차돌박이가 그리 맛있지 않았다. 샤브샤브용으로는 기름 좔좔 등심 강추!!
마무리는 역시 국수
각자 그릇에 배분
기름진 고기 덕에 기름진 고기 국물 국수가 되었다.
국수까지 알뜰하게 싹싹 먹어치웠다. 돼지군, 잘 먹었습니다~ (-_-)(_ _)(-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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