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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페에 대한 글 하나를 삭제했다

雜談 주절

by 눈뜨 2010. 5. 2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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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는 문제된 카페의 실제 상호 대신 'D카페'라는 명칭을 임의로 사용하였다
고로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D카페와는 전혀 무관함을 밝혀두는 바이다


이야기는 어느날 본인의 블로그에 달린 괴상한 댓글 하나에서 시작한다

반년도 더 된 포스트에 척 보기에도 빽빽한 댓글 하나. 그래서 처음엔 흔히 달리는 스팸 댓글이려니 했다
혹시나 몰라서 읽어 본 댓글은 오타 작렬에다가 띄어쓰기도 엉망이고
외계어도 아닌 것이 아닌 것도 아닌 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오그라들게 하는 구어(?)체까지 남발이라
암호를 해독하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했다;;
어쨌든 그 결과, 전에 달린 누군가의 댓글에 대한 반박성 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박의 대상이 된 글은 해당 카페에서 알바를 했었다는 분의 글로, 위생 등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본인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 치고 강도가 퍽 강한 댓글이었던 터라 꽤 고심 끝에 답글을 달았던 기억이 난다
(댓글이 많이 달리지 않는 건 아쉽지만, 강한 글들은 감당이 안 되기에 N사 블로그가 아님을 다행으로 여기는 본인)
포스트의 소스가 되었던 방문일 외에 D카페를 방문해 본 적도 없고, 달리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그렇냐?" 식의 동의도, 반박도 아닌 적당한 답글을 다는 걸로 일단락 지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달린 문제의 댓글은 이러했다


앞서 설명했듯이 한참이나 보고 나서야 (대충) 이해가 가능했던 댓글
외계어나 구어체에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 글은 적절하게 사용되는 경우 친근하거나 재밌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치만 반박글에 이건 아니지 싶었다. 전하려는 팩트도 선뜻 파악이 되지 않을 뿐더러, 설득력도 떨어지는 느낌
게다가 어딘지 냄새가 난다 싶었는데, 잘 보니 알바가 1주일 일했다는 새로운 정보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덕분에 카페 주인 내지는 주인의 가족 기타 지인일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소심한 본인은 이 댓글에 어떠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에 휩싸였다
심사숙고 끝에 정체(?)에 대해서는 아는 척 하지 않기로 하고, 아르바이트경험자 분의 경우와 비슷하게 대응했다


이정도면 됐겠지 했다
그런데 사흘 뒤 동일한 포스트에 또 새로운 댓글이 달렸다


특유의 유머가 있다니 감사하긴 한데, 해당 포스트는 유머따윈 없는 담백한(?) 리뷰였다
게다가 공포의 '띄어쓰기 무시하기' 스킬..



확인해본 결과 예상대로 IP가 동일했다. 즉, 닉네임만 바꿔서 다른 사람인 척 댓글을 또 달았다는 말씀이다
혹시나 해서 포털 사이트에서 가게명으로 검색을 해 봤더니, 다른 블로그 포스트에도 똑같은 횡포를..;;;
또 다시 찾아온 고민의 시간 (이런 자신을 보니 N사 파워 블로거 분들은 모두 대인배라는 생각이 들며 존경심이..*_*)
여튼 물증(?)도 확보했으니, 나름 강경하게!!



했다
좀 소심해 뵈나 싶긴 했지만, 이 정도면 사과를 하든 더 이상 댓글을 달지 않든 할 줄 알았다
그치만 며칠 뒤 본인을 폭발케 한 댓글이 달렸으니..


......................................(ㄱ-) 장난하냐? 
처음 봤을 땐 정말 욱 해서 바로 IP차단으로 갈까 했지만
인테리어만큼은 나쁘지 않았던 곳이고, 오죽하면 이럴까 하는 생각에 조근조근 조언을 해 드리기로 했다


 이제 정말 끝났겠지 했는데, 이젠 실명으로 추정되는 닉네임으로 비밀 댓글을 다는 게 아닌가?!


싫어요! 실수로라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상황은 누가 웃기게 만들었는데요? 싸움은 당사자끼리 하시란 말입니다!
지금 블로그 구경 안 오겠다고 협박하시는 겁니까? 그냥 가게 이름 검색해서 오신 거 다 압니다!! (`o')
...그 간의 스트레스가 단박에 터져 버렸다
절대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불쾌하단 사실을 모를 사람임을 깨닫고, 최대한 좋게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댓글들이 달렸다



안 온대매?! 탐탐스럽지 않은 건 또 뭔지.. 외국인인가??
영업주 분도 모르는 알바 분 연락처를 내가 무슨 재주로 알고 타일러 주라는 건지..

댓글에서도 말했다시피 D카페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포스트엔 '커피가 입에 맞지 않고 양이 적다'는 거랑 '치즈케익이 떨어져서 못 먹었다'는 거 말고 
마이너스(?)가 될 만한 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가게는 조용했지만 일하시는 분이랑 아는 분이 떠드는 소리가 거슬렸던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내가 가게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고 결론을 지은 걸까?

생업이니까 민감한 건 이해한다.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관계자 분의 태도였다
그냥 신분(?)을 밝히고 사정 설명과 함께 댓글 좀 지워달라고 했으면 어련히 안 지워줬을까..
대충 모르는 척 넘어가 주기도 했고, 그러지 말라고도 했는데.. 초딩도 아니고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초등학생들에겐 미안하지만 어른답지 못하고 개념 없음을 뜻하는 단어가 마땅치가 않아서..)
어차피 난 사건 당사자나 배경 따위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는데
이런 과정을 겪고도 내가 아르바이트 했다는 사람보다 자신의 말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했으면 상호 좋았을 걸, 긁어 부스럼 격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

마지막 더블 댓글 콤보의 타격으로 혼미해진 본인은 결국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해당 포스트를 삭제했다
PAXX님과 der Mond님이 달아주신 댓글까지 지워진 건 아쉽지만, 더 이상 그 카페 포스트를 지고 있고 싶지 않아졌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IP를 차단함으로써 약 열흘 간의 악몽은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 끝이길 바란다.. T^T)



이번 일의 교훈

1.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2.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많다
3.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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