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카페라고 하나? 분위기가 재밌는 카페가 있다기에 찾아봤다.
이건 나오면서 찍은 카페 전경.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만 카페 같지만, 왼쪽 담벼락 뒤부터 위까지 몽땅 카페 공간이다.
성수동엔 공장이 많았던 덕인지 이런 컨셉의 카페들이 많다. 3년 전에 가봤던 대림창고 옆 바이산이란 카페도 그런 류였는데, 거기도 여기도 "놀면 뭐하니"에서 한창 "싹쓰리"할 때 장소협찬으로 나와서 신기했다. 특히 할아버지공장은 세 번이나 다른 공간인 것처럼 나오는 게 재미있었다. 보통 서울에서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방송에서 내가 가본 곳이 배경으로 나오는 경우가 새로울 일은 아니었지만, 한 프로그램, 같은 특집(?)에서 5회나 나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신기함이 다 사라져 버리기 전에 포스팅 시작. 찬찬히 봐야 '카페구나' 싶은 입간판.
아직 반년도 넘게 남은 크리스마스를 미리 준비하는 부지런함인가 ㅎㅎ
무질서한 듯 이것저것 모아놓은 모습에, 첫인상이 좋진 않았다. 살짝 미묘했달까?
입구에서 고개를 돌리면 보이던 커다란 거울. 나무를 아예 거울에 박아놨는데, 실제론 엉성해보였지만, 사진을 찍고 보니 그럴싸하네.
카페 할아버지공장 내부의 가장 큰 특징은 목재 가구가 많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도 많은데, 나무가 나무 모양으로 많아서 더 많아 보이는 기분이다.
카페는 실내인 1층과 2층, 야외인 1층 마당과 루프탑, 이렇게 4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실내에선 1층이 나았고, 실외는 1층 마당이 괜찮았다. 의외로 옥상이 예쁘지 않았다.
저 시커먼 건 뭐지? 탄 종이? 석탄?? 모르겄다.
잘은 몰라도 멋지게 꾸미려 한 것 같긴 한데, 살짝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있기도 했는데, 그보다 아쉬운 건 눌러앉아있기 편한 의자들은 아니더라는 점이었다. 누군가 카페는 초단기 임대사업이라 했는데, 그에 합당한 곳은 아니란 말씀. 그치만 오래 있긴 했다. ㅎㅎ
이게 옥상에서 바라본 모습. 옥상 자리를 모르는 건지 1층 마당에 손님이 많았고, 옥상엔 한 팀 정도 손님만 앉아 있었다.
바비큐 그릴도 있는 걸 보면, 바비큐 메뉴도 있으려나? 오른쪽에 보이는 테이블이 싹쓰리 뮤직비디오 만들겠다고 방탄 뮤비 감독 불러다 놓고 얘기하던 데였던 듯.
굴뚝에 연기 뿜 뿜.
할아버지공장의 특이점 중 하나가 또 이 오두막이라기에, 꾸역꾸역 구경을 갔다.
시그니처라 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날것인 느낌. 올라가는 길이나 내부도 다소 위험해 보였는데, 괜찮은 건가? 오두막 안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건 무리고, 포토존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아직도 여전하겠지?
카페 투어 끝에 고른 자리는 결국 1층 마당 자리였다. 오두막 바로 아래 둥근 연분홍 철제 테이블.
야외 느낌에 캠핑 느낌까지 더한 것 같은 소품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이런 화분 오랜만이네. 원래 꽃이나 식물을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요즘 답답해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보기 좋았다.
철제 테이블에 철제 의자라, 자리의 편안함만 놓고 보자면 굉장히 불편한 자리였지만
어둠이 깔리도록 눌러앉아 있었다. 할아버지 공장의 오두막은 들어가서 본 것보다 밖에서 보는 게 더 멋졌다.
우리나라식 카페가 아니라 카페테리아 개념인지, 화덕피자에 파스타까지 파는 카페 할아버지 공장. 개인적으로 카페에서 음식 냄새나는 걸 꺼리는데, 야외에 오래 머무른 덕인지 그 때문에 불편하진 않았다. 다음에 언젠가 피자를 먹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아까 옥상에서 봤던 연기는 화덕피자의 화덕 연기였던 모양이다.
고심 끝에 고른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밀크티. 난 몰랐는데, 저렇게 화장품 병 같은 데 밀크티를 넣어 파는 게 유행이라더라. 진짜 난 모르는 일이었다.
밀크티를 시켰는데, 위스키라도 마셔야 할 것 같은 얼음을 내놓는 할아버지공장.
쪼르륵. 테이블이 불편했지만, 사진은 예쁘게 나오더라.
밀크티 언더락 8,000원
제법 진한 밀크티였다. 가격은 좀 사악하다 싶지만, 큼직한 얼음을 넣어준 덕에 얼음이 빨리 녹지 않아서 좋았다. 나머진 분위기 값이려니 해야겠지?
아메리카노 ICE 6,000원
적당히 밸런스가 잡혀 먹기 좋은 아메리카노. 처음엔 몰랐는데, 여기도 얼음이 범상치 않은 모양새로 들어앉아 있었다.
먹다 보니 개뼈다귀 같아지더라는 ㅎㅎ
어두워지고 나니 모기가 꼬여 실내로 피신했다.
듣던 대로 공간이 재밌는 카페였다. 가격이 센 편인 데, 분위기 값이 더해진 듯해서 요즘 같은 때는 무리고, 한 곳에 한참을 죽치고 있을 만할 때 가면 좋을 것 같다. 요즘 같은 날씨가 모기도 없고 딱일 텐데... 올해는 그른 것 같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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