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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미곡 - 음료 : 아메리카노(ICE) / 원두 : 콜롬비아 / 디저트/음식 : 가래떡구이 + 잠봉뵈르 + 까무아 + 꽈드롱 + 크로와상 /

茶室 찻집

by 눈뜨 2020. 8. 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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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행궁 근처를 배회하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 동신미곡. 언뜻 봐선 상호를 알아챌 수 없었고, "낮커밤맥"이라는 문구가 재미있어 처음 찾게 되었다.

 동신미곡은 요즘 핫한 행궁동 골목길과는 조금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 탕수육이 유명하던 어느 중국집 근처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얼결에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분위기 깡패. 어둠이 내리면 더욱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명도 마음에 들었다.

 간판에서 본 대로 커피도 팔고, 맥주도 팔고, 간단한 음식도 팔고, 와인도 팔고, 원두도 살짝 판다.

썩 마음에 들어서 첫 방문 나오는 길에 원두도 한 봉 구매해 봤더랬다.

 원두 : 콜롬비아 200g 10,000원

꼭 쌀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봉투 포장까지 취향 저격이었는데, 의외로 커피가 너무 써서 내 취향엔 안 맞았다. 다음엔 드립을 먹어보고 다른 원두를 사보든 해야겠다.

 요즘엔 괜찮은 카페들이 참 많다. 물론 겉만 번지르르한 가게들 또한 많다. 그래도 그간 먹고 다닌 짬이 있어 좀 둘러보면 기대할만하겠다 싶은 곳들이 있는데, 동신미곡이 그랬다.

 처음엔 몰랐는데, 알고 보니 보이는 쌀통. 옆에 숨어있는 선풍기도 장난 아니다.

1층은 이런 구조. 과감한 공간활용과 드높은 천장이 특징인데, 덕분에 무거운 색감과 붉은 조명임에도 탁 트인 느낌이다.

공간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조명. 아래로 제법 길게 내려오는 구존데 워낙 천장이 높다 보니 이렇게까지 긴 줄 몰랐다.

인테리어부터 집기들이나 설비들도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저~기 안쪽에 빼꼼 보이는 빵들도 멋져 (+ㅅ+)

척 봐도 제법 나가겠다 싶은 설비들을 보니, 어지간하면 맛있겠구나 싶었다. 꼭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투자를 한다는 건 관심과 정성을 들였단 방증이니,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지사.

저 계단 모야~ ( '▽` ) 혹 사무실이나 창고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복층 구조라 공간이 살짝 있다.

아마도 카페 전에 사용하던 용도에서는 그런 용도가 아니었을까 싶은 정도의 공간인데, 여기가 특히 마음에 들어 두고두고 생각이 났더랬다.

2층은 아니고 복층이라 천장이 낮고, 공간도 크지 않아서 2명 앉을 두 자리와 혼자 앉을 한 자리가 배치되어 있다. 기왕 창이 있고, 자리가 있으니 창가에만 앉게 됐는데,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창과 마주 보는 벽 쪽 자리에 앉으면 서로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앉은 자리 뒤로는 쌀집과 커피집 느낌을 고루 품고 있는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대단한 풍경은 아니지만, 자칫 갑갑할 뻔 한 공간의 숨통을 틔워준다. 서서 보면 시야가 막히는 것 같지만, 앉아서 바라보면 통창이라 멍 때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창문 앞으로는 녹지 공간도 살짝 조성되어 있다.

항상 싱싱하게, 벌레 없이 관리하려면 고생 좀 하겠다. 문득 집에선 도저히 못할 것 같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것도 카페를 찾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주문은 1층 카운터에서 하면 된다. 빵이 구미가 당겼지만 처음 방문했을 땐 이미 식후라 소소하게 가래떡구이 정도 곁들여 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고, 다음에 들러 와인과 이것저것 먹어보기로 했다.

아메리카노(ICE) 3,500원

하슬라 IPA 360mL7,000원 ABV 6.1% IBU41 열대과일과 솔향이 풍부한 IPA, 쌉쌀한 맛이 특징

멋들어진 공간에 걸맞게 음료들도 어딘지 감각적인 모양새로 테이블 위에 올랐다. 동신미곡이 강원도에 있는 쌀집이라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강원도 양조장인 버드나무 브루어리 생맥주를 떼다가 쓰는 건가? 상관없나?? 여튼 재작년에 강릉 경포대 벚꽃 축제하는 데서 먹어봤었는데, 이렇게 수원에서 만나니 신기하다. 원래 맥주를 안 좋아하고, 에일은 더욱 안 좋아하고, 인디언 페일 에일은 더더욱 안 좋아하기에 내 취향일 리는 없지만, 돼지군은 만족스럽게 한잔 하셨다. 대신 커피는 밸런스도 적당하고 고소한 편이라 내 입에 잘 맞았고, 처음 얘기한 것처럼 원두까지 사봤더랬다.

가래떡구이 3,500원 구운 가래떡과 몰트 소스

허연 가래떡이 덩그러니 구워져 나오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아래 튀밥을 깔고 나온 가래떡 쪼가리들.

떡을 구워 단 시럽을 뿌려 먹으면, 그냥 정답이지.

이렇게 떡에 딱 뿌려 먹어도 좋고, 아래 뻥튀기들이랑 해서 강정 만드는 것처럼 해 먹어도 괜찮다. 덕분에 생각했던 것보다 꽤 오랜 시간 집어먹을 게 많았다.

이건 "다음에 들러 와인과 이것저것 먹어보기로 했다"의 그 "다음". 역시나 같은 자리에 앉았는데, 테이블이 낮아서 음식을 먹기엔 다소 불편한 감이 있었다. 먹을 걸 이것저것 시켜댄 탓에 이번엔 테이블 추가. 음료 둘에 간식 하나 정도까지가 이 테이블의 수용 한계선. 트레이(?) 덕에 이나마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클럽 몬테풀치아노 750mL 28,000원 레드 / 이탈리아 아브루쪼 / 드라이 / 풀바디

꼴레 모로, 클럽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Colle Moro, Club Montepulciano d’Abruzzo 

네이버 지식백과의 생산자 노트에 따르면 "농밀한 루비빛을 띠며, 맛있는 블랙베리류의 과일향, 사과와 자두향 등이 지배적이고 입안에서는 농밀하고 밸런스가 뛰어나다. 미디엄 바디의 무게감과 살짝 탄닌이 느껴지고, 전체적으로 당과 산미의 조화가 뛰어난 와인이다." 란다. 블랙베리, 사과, 자두, 과일 맛과 향이고, 낮은 당도, 중간 산도, 무거운 바디, 중간 타닌이라고. 와인은 잘 몰라서 "맛있다"라고 하는 건 달고 진한 포트와인 정도인데, 이건 제법 입에 맞았다. 특히 많이 시거나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바디가 가볍지 않아 좋았다.

일단 처음 메뉴판을 보며 끌렸던 먹거리 둘을 시켰다.

까무아 8,500원 까망베르 치즈와 무화과, 아몬드

와인이 치즈와 어울리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실패가 있을 수 없는 단짠 조합. 아작아작 씹히는 무화과와도 잘 어울렸다.

잠봉뵈르 9,000원 이즈니 버터를 바른 바게트에 잠봉을 넣은 프랑스의 국민 샌드위치

맨 빵에 햄만 든 게 뭔 맛이 있을까 싶은데, 이거 맛있다. 이걸 식사로 먹는다면 분명 영양 면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긴 하지만, 충분히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배는 어느 정도 찼지만, 아쉬워서 시킨 두 번째 먹거리들. 안주 2회 차.

꽈드롱 6,000원 오븐에 올리브유를 뿌려 구운 꽈리고추와 말돈소금, 사워크림

설명을 보고, 이게 뭘까 싶던 메뉴. 밥반찬인 꽈리고추가 덩그러니 접시에 올라 있다. 꽈리고추도 좋아하는 편이고, 사워크림은 완전 좋아하니까 먹어보자 싶었는데, 생각보다 밋밋한 느낌이었다. 그냥 꽈리고추를 볶아서 사워크림에 찍어먹는, 딱 그 맛. 돼지군은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만, 난 그다지...

크로와상 2,500원

작은 메뉴가 뭐 있을까 해서 시킨 크로와상. 적당히 괜찮았다.

커피를 많이 먹어보진 못해서, 아직 커피가 완전 괜찮은진 모르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다음에 가면 드립을 한번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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