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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 cafe moi 모이 - 멀쩡한 영업집 창문에 낙서질

茶室 찻집

by 눈뜨 2009. 3. 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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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 하다보니 한 달이 넘도록 찾지 못했던 모이
같이 사는 언니가 후문에서 쿠폰을 받아서 갔다가
본인과 돼지군이 가꼬 놀던 낙서를 보았단 소리를 듣고 오랜만에 들러 보았다

갑자기 사장님께서 벽에 그림을 그려 보실까 한다며, 누가 그리냐고 여쭤 봤더니.... 
눈을 똥그랗게 뜨시고는 날 가르키신다 ;;
저.. 저기...;; 전...;;;

손님들 중에 미술 쪽 하시는 분이나 그림 잘 그리시는 분께 부탁을 드리면 좋을 것을..
울 모친 曰 '알라(=baby)그림'을 분위기 괜찮은 카페에 쓰려 하시다니..;;
다른 분을 찾아 보라고 말씀 드렸지만, 계속 괜찮다시며 지울 수 있는 도구까지 가져다 주시는 게 아닌가?
별 수 없이, 그냥 마음에 안 들면 지우시라고 말씀 드리고 뻘짓을 시작했다


그간 창문에 그림이나 글씨 쓰여 있는 델 보면서 화이트 보드에 마카 쓰듯 하는 줄 알았는데
페인트 펜으로 하는 거였구나


모이의 상징(이라고 본인이 생각하는) 화분컵을 크게 그리고
그 안에 쪼물쪼물 그림을 그려 넣어 보기로 했다


화분컵은 초록색, 파란색, 빨간색이 있는데
그 중 초록색이랑 빨간색 펜만 있고, 빨간색은 너무 튈 것 같아서 초록색으로 결정


오른쪽 세로줄 그리다가 삐져 나와서 공사 중
테이블 위에 다이어리에 있는 초록색 그림이 지금 그리려고 하는 거


아웃라인(?) ... 그리고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꼬꼬마 스럽다...
사장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


좀 밋밋하니까 볼도 빨갛게 칠해 주기로 했다. 생각보다 꼼꼼하게 잘 칠해지지 않더라
그래서 처음 칠한 쪽은 좀..^^;;


모이 글씨도 너무 얇은 것 같아서 덧칠 해 봤다
이만한 거 그릴 때는 펜이 두 세배쯤 두꺼우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도 허접하게 덧칠해 지는 글씨.. 아놔..;; 괜히 건드렸나? ㄱ-


이 안에는 모이 소개 정도로 채워 보기로 했다
처음엔 그냥 비워 놓고 아래에 "그림을 그려주세요"라던가, "모이에 한 마디" 라고 써 놓을까 했는데
그건 사장님과 협의가 되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 보기로 했다


첫번째는 모이만의 메뉴인 카푸치노 곱배기! 화분컵에 나오는 카푸치노~!
카푸치노는 맛 있지만 너무 빨리 사라지는 탓에 항상 아쉬웠었다
물론 모이는 딴 곳에 비해 그냥 카푸치노 양도 조금 많긴 하지만, 본인은 모자람을 느꼈고
작년 빼빼로 데이에 꼬장을 좀 부려서 대왕 카푸치노를 탄생케 하였더랬다
... 사랑받는 메뉴인진 알 길이 없지만, 본인은 애용하고 있다 ^^


두번째는 본인이 사랑해 마지 않는 치즈 베이글 샌드위치


쟤 뚜껑 닫고 뭐하니?  ☞  뭔 말을 쓸까 고민하는 중입니다


마지막 빈 부분에 "이 모든 것들이 상시 대기중 입니다"라고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본인은 상(上) 졸필이었음이 번뜩 떠롤랐다
본인에게 그 넓은 자리에 커다란 글씨는 무리임을 깨달았다 ㄱ- 이미 많이 무리 했다
그리하야 "무선 인터넷이 된답니다~!" 하는 그림을 그려 보기로 결정하고
최대한 간명하고 직관적인 아이디어 스케치 중인 모습이 바로 위에 사진


이제 쫑!


민망한 작업이 드디어 종료되었다!
마음에 안 들면 지우라고 말씀 드렸지만
지우시면 내심 섭할 것 같고, 안 지우시면 그건 그것대로 민망하고 ... 여러모로 난감하다


그렇게 모이 한켠에 민망한 놀이방 수준의 그림을 남겨 놓고, 본인은 슬며시 자리를 떠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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