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한잔 하자고 들른 야키토리 나루토 강남. 강남역이지만 강남답지 않은 물가를 자랑하는데, 음식도 제법 괜찮다고. 체인점을 좋아하진 않지만, 재밌어 보여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강남대로에 있는 CGV 옆으로 쭉쭉쭉 들어와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비꼬가 있던 자리던가? 그러고 보니 같은 자리에 새로 생긴 게 또 일식이네.
영업시간은 평일엔 4시, 주말엔 3시부터란다. 인기가 있다곤 하지만 4시 전은 어정쩡한 시간이니 괜찮겠거니 하고 들렀는데, 예약 리스트를 곰곰이 살피시는 통에 잠시 쫄 ㅋ 다행히 바로 앉긴 했지만, 예약을 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 우리가 들어갈 땐 비어있어서 언제부터 내놓는 건진 모르겠지만 출입문 오른쪽 흰 부분에 대기 등록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꽂아 두더라. 워크인 손님 분을 일정 부분 제하고 예약을 받긴 한다던데, 술집이다 보니 테이블 회전이 그리 빠를 것 같진 않다. 그래도 기다리는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건 이용시간제한이 있다는 것. 이용시간은 2시간 반인데, 입장시간 기준이란다.
가게 안에 손님이 많기도 했고, 저 날 배기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는지 연기가 안 빠져서 자욱한 통에 정신이 없어서 매장 내부 사진은 좌측 하단에 조그맣게 붙인 게 전부. 매장은 보다시피 야키토리집치고는 넓은 편이다. 야키토리집은 바 자리만 있는 데도 워낙 많아서, 이 정도면 완전 넓지.
메뉴판은 이렇게 두 가지.
빨갛고 커다란 정사각형 종이가 일반 메뉴판. 야키토리나루토에서는 각 3꼬치, 5꼬치, 7꼬치로 구성되는 3가지 쿠시코스를 마련해두고 있는데, 첫 주문은 인당 하나씩 오마카세 코스를 주문해야 한다. 이후 주문은 알아서. 예전만큼 많이 먹지 못하다 보니 볼륨이 작은 메뉴들이 다양한 것도 좋고, 주류 값도 비싸지 않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빨간 메뉴판과 함께 있던 하늘색 편지봉투엔 계절마다 바뀌는 야키토리 나루토의 추천 메뉴가 적혀 있다. 추천메뉴를 편지로 주는 센스. 손 편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귀염 포인트. 설명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풉 ㅋ
야키토리나루토의 기본 상차림. 오마카세 메뉴는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작은 도마 위에 올려준다. 일일이 접시를 내어주는 대신 직원이 꼬치들만 잔뜩 들고 다니면서 쇽쇽 올려주는 시스템.
식탁 구석에 놓인 시치미 통 두 개. 까만 시치미는 처음 보는데, 산초가 든 모양이었다.
Drink 드링크 中 맥주 - 산토리생맥주 9,000원 + 테라생맥주 5,000원/ 나루토 추천 메뉴 中 갬성주류 - 자두사와 7,500원. 마시다 자두 난 몰라
계절 메뉴에 있던 자두사와. 설명 뭐야 ㅋㅋ 골고루 섞는 게 귀찮긴 했지만, 한 입 먹자마자 이건 완전 자두였다. 맛있어. 이래서 마시다 자두 모른다는 겅가 (=▽=) 맥주는 노관심 ('ㅅ')
특수부위 오마카세 3꼬치 코스 11,800원. 나루토 대표 메뉴인 59초 츠쿠네를 포함한 오마카세 3꼬치 코스입니다. 1.Yakitori 꼬치구이 中 츠쿠네 - 59초 生츠쿠네 4.300원
대표메뉴라 마지막에 나오려나 했는데, 처음부터 등장한 59초생츠쿠네. 빨리 먹는 게 맛있다며 모래시계를 함께 올려주셨다. 메뉴 이름에 있는 59초가 뭔가 했더니 먹는 시간이었다. 사진도 찍고, 술도 같이 먹기엔 다소 짧은 시간.
촉촉하게 잘 구워진 츠쿠네. 그냥 먹는 것도 맛있었지만, 츠쿠네 특성상 양념이랑 이것저것 들어가 비교적 복합적인 맛이 나다 보니 산초가 들어간 까만 시치미랑 잘 어울렸다.
2.Yakitori 꼬치구이 中 야키토리 - 새우삼겹말이 4,300원
다소 왜소한 외양의 새우삼겹말이.
그래도 생각보다 탱탱하니 괜찮았다.
3.Yakitori 꼬치구이 中 야키토리 - 사사미(안심살) 3,400원
코스의 마지막은 안심. 살짝 익혀 안심에 적합한 조리법을 사용한 것 같긴 하지만 '이 집은 바짝 익힌 메뉴가 더 맛있네' 싶었다.
아무리 간단히 먹기로 했어도 기본만 먹고 일어나긴 아쉬우니 추가 주문을 하기로 했다. 양념이 들어가거나 많이 익힐 것 같은 메뉴로다가.
나루토 추천 메뉴 中 꼬치 - 한우대창꼬치 4,300원. 대창계 기싸움 최강자 / Yakitori 꼬치구이 中 야키토리 - 하츠(염통/타래) 3.400원
기름 튀는 걱정 없이 간편하게 먹는 한우대창. 염통은 염통.
계산하고 나오려는데 주섬주섬 챙겨주신 서비스. 윤희와망고에서도 이랬던 것 같은데... 요즘 이런 게 유행인가?
2023.07.09 - [食食 얌냠] - ユニとマンゴ 윤희와망고 : suntory & yakitory party 산토리하이볼 파-티 - 산토리하이볼 + 야키토리 소금
나이를 먹긴 했는지, 귀여운 포인트 ㅋㅋ
큰 기대 없이 방문했는데 재밌게 잘 먹었다. 진짜 각 잡고 하는 야키토리집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적당히 괜찮았던 야키토리. 닭꼬치 말고도 흥미로운 작은 안주들이 많아서 다음에 좀 더 이것저것 많이 먹을 작정으로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 너도나도 먹는 쁘띠한 솥밥도 몹시 궁금. 2시간 반이면 술집치고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만, 그래도 강남역에서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먹을만한 술집이 생겨서 좋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