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즐겨 찾는 편이라 처음 카페거리란 데가 있단 얘길 듣고 찾아갔을 땐 꽤나 실망이 컸다. 시작은 성남시 분당구의 정자동 카페거리였다. 카페들이 모여 있긴 한데, 기대만큼 확 끌리는 카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에 생긴 광교 카페거리는 더했다. 처음 찾았을 때까지만 해도 공실도 많았고, 체인점이나 애매한 매장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점찍어 둔 가게 외에는 궁금한 곳은커녕 구경거리도 없어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그나마 예나 지금이나 오봉베르가 있는 하천변은 확실히 일반 상점가와는 다른 분위기가 나서 좋다. 지금은 위쪽으로도 갈만한 식당이나 카페가 속속 자리 잡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게 광교 카페거리 메인은 역시 이 라인이다. 한동안은 오봉베르만 갔다 오고는 했었는데, 최근엔 옆에 있는 카페들도 하나하나 발도장을 찍고 있다.
쪼르르 오봉베르 옆에 있는 카페들을 방문했었는데, 그중 YMMD(와이엠엠디)가 가장 마음에 들어서 포스팅을 해 보기로 했다. 이 동네 최애는 오봉베르지만, 거긴 사진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 큰맘 먹고 날 잡고 해야 할 것 같다. 오히려 즐겨가는 데 포스팅하는 게 더 힘들다.
YMMD(와이엠엠디)는 You made my day(유메이드마이데이)의 약자로, "덕분에 즐거운 하루가 됐어요."라는 뜻이란다. 우리식 줄임말에 따르면 유메마데라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아예 와이엠엠디로 지도에 등록을 해둔 것 같다.
어두운 목재 가구들과 따뜻한 조명이 연말 분위기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소품들도 아기자기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창 밖으로 보이는 데가 하천. 물이 많이 흐르는 편은 아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스팔트나 보도블록 일색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일상과 한 발짝 떨어진 기분이 든다.
눈이나 비가 내리면 창가에 앉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멍 때리고 앉아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테이블이나 의자 등 가구들이 전체적인 톤은 맞지만 모양은 제각각이다. 그런데도 잘 어울리게 놓여있는 게 신기하다.
찬찬히 구경하던 중 카운터 구석에 뭔가 모니터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인생네컷류의 즉석사진 광풍 시대에 발맞춘 사진 인화 서비스. 영수증용지에 화질구지로 인쇄되지만 이 공간에 대한 호감도를 올리기엔 충분했다.
음식을 먹기엔 창가보단 테이블 자리가 편하지 싶어 카운터 근처 동그란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은 이렇게 자리에도 있고, 카운터에도 있었는데, 똑같이 쓰여있진 않았다.
커피는 별로 안 땡겨서 와인이나 뱅쇼를 마셔볼까 했는데 안 된다고 하셨다. 치즈케이크랑 딱 먹으려고 했는데 (T^T) 그래도 먹기로 마음먹은 치케는 포기할 수 없어서, 그나마 어울릴 것 같은 댄싱파파를 마시기로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지 ;)
계절별 시즌 음료 및 디저트는 인스타그램에 공지한다고 한다. 언뜻 보니 이미 봄맞이를 하고 있는 듯했다.
와이엠엠디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cafe_ymmd/
COFFEE - 시그니쳐 토피커피 6,500원. 수제크림이 올라간 달달한 크림라떼 / Non Coffee - 맥주 [댄싱파파] 8,000원 / DESSERT(디저트) 바스크치즈케이크 7,000원
냐옹지마에서 먹어봤던 댄싱파파. 역시나 깔끔하게 홀짝거리기 좋았다. 바스크치즈케이크는 딱 생각하는 정도의 맛이었고, 토피커피는 쏘쏘.
음식보다는 공간이 마음에 들었던 와이엠엠디였다. 맛은 다음에 다른 것도 먹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잠시 보류해야할 것 같지만 분위기는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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