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대로변 건물 2층에 위치한 피자집, 스폰티니.
골목 안쪽이 아닌 애매한 위치의 대로변 2층이라 그다지 가보고 싶은 외양은 아니었다. 한 때 많았던 피자몰처럼, 그저 그런 체인점 느낌이었는데, 검색 결과 나오는 피자 모양새가 매력적이라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이건 화장실 다녀오다가 찍은 모습. 매장 안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2층인데 1층 같고, 실내인데 어쩐지 노천 카페테리아 느낌이 든다.
스폰티니 내부는 흰색과 빨강이 지배적이다. 두꺼운 피자기에 미국스타일이려니 했는데 밀라노 피자를 표방하고 있다. 이탈리아 피자 하면 얇은 화덕피자가 먼저 떠오르는 탓에 의아했는데, 얼마 전 TV에서 보니 진짜 이런 걸 먹기도 하더라.
방영할 때는 안 봐서 몰랐는데, 먹고 나서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본 데서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다. 그러고 보니 가게 이름도 스핀치오네랑 비슷하네?
계단을 올라오면 정면엔 카운터와 주방이 있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첫날은 왼쪽 벽쪽 자리, 두 번째 방문 땐 오른편으로 가서 창가 자리에 앉았다. 왼쪽으로 가다 보니 도우를 반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체인점 치고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분위기였다.
처음 갔을 때도 손님이 많다 싶었는데, 두 번째 갔을 땐 더 많았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중앙 모니터에서 메뉴가 나왔는지 주문번호를 확인한 후 음식을 받아오면 된다.
조각 피자를 파는데, 그 조각 크기가 상당해서 한 조각 당 1 쟁반이 필수다. 해서 다함께 음식을 받으러 가야 한다.
일부러 치즈가 많은 메뉴를 시킨 것도 아닌데 흐르는 치즈가 흐뭇한 거대 조각 피자 등장.
펩시 2,000원, 레드락 5,000원
피자엔 콜라, 것도 코카콜라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스폰티니엔 콜라는 펩시, 사이다는 스프라이트다. 탄산음료가 좀 내 취향이 아니네.
프로슈토&루꼴라 피자 9,900원
거대한 피자를, 더 거대한 프로슈토가 감싸고, 루꼴라가 소복하게 올라간 조각 피자. 토마토소스가 베이스고, 그 위에 모짜렐라가 일단 녹아 있는 게 여기 대부분 피자들의 기본인 것 같다. 도톰하고 큼직해서, 못 해도 체인점 레귤러 피자 반판 양 정도는 될 것 같다.
손님이 많아서 오래 기다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막 구워 나와서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바닥은 바삭하고, 빵은 폭신하고, 치즈가 잘 녹아 있는데, 담백한 프로슈토와 고소한 루꼴라가 잘 어울리는 초고급 피자빵이었다.
스폰티니1953(엔초비) 7,900원
사진에서 본 것처럼 엔초비 세 조각이 올라 간 스폰티니1953. 엔초비 자체가 맛이 강하니까 이 정도만 넣어도 된다는 레시피인 모양.
빵이 두껍다고 해서 애매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대만족. 해서 삼성동에서 일정이 있었을 때 흔쾌히 저녁을 먹기 위해 강남역을 찾았다.
가벼운 발걸음.
사람이 더 많았고, 어렵사리 자리를 잡았고, 테이블이 끈적거렸고, 옆자리 손님들이 상당히 시끄러웠다. 이게 복선이었을까?
올리브 피자 7,900원
프로모션 메뉴라고 해서 주문한 올리브 피자. "블랙, 그린 올리브와 매콤한 할라피뇨의 만남"이라 했는데, 할라피뇨는 안 보여서 의아했는데, 스터프드 올리브인 모양이었다. 그냥 딱 피자빵과 올리브를 먹는 맛.
바질&토마토 피자 9,900원 / 바질&토마토 음료세트 10,900원
메뉴 이름에서 "바질"은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마늘 맛이 오히려 강하게 나던 바질&토마토 피자. 이번엔 구워 놓은지 좀 됐는지 빵이 별로였다. 기름에 절어 있는 것도 같았고, 지난번처럼 바삭하지도 않았다.
단순히 이날 운이 나빴던 건지, 그냥 이런 집인 건지... 다음에 한번 더 가봐야 좋은지 나쁜지 판단이 설 것 같다. 확실한 건 첫날이 두 번째 같았다면 재방문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세 번째는 과연 어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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