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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다분코 - 인라멘

食食 얌냠

by 눈뜨 2010. 7. 6.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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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값이 7천원으로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길이 뜸했던 하카다분코

고양이 카페에서 고양이 털을 잔뜩 집어 먹은 지라 삼겹살이라도 먹을까 하다가

기왕 홍대까지 온 거, 돈코츠 라면으로 기름기를 대신해 보기로 했다

인라멘은 이미 포스팅을 한 지라 원래는 포스팅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된 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퍼부었던(?) 하카다분코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다

 

전에 들렀을 때도 라면이 예전과 비교해서 좀 덜 느끼해졌다고 생각했었으니

그 점은 차치하더라도, 국물이 전과 달리 제법 짭더라

면 사리를 새로 넣고 나서야 간이 맞을 정도였다

물론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국물과 면이 전과 같지 않았다

그치만 여기서 끝이었다면, 굳이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워낙 아꼈던 곳이라, 겨우 한 번의 방문으로 변했다 단정을 하고 싶진 않으니

최소 한 번 이상은 더 방문한 뒤 포스팅을 하거나 말거나 했을 것 같다

 

이렇게 바로 마지막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어찌 보면 별 거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에겐 중요했던 무언가가 하카다분코에서 사라졌음을 알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진득한 맛과 직원 분들의 현란한 손놀림에 매료되어

줄이라면 질색을 하는 본인임에도 더러 찾아서 배를 채우고 가고는 했던 라멘집, 하카다분코

그래서 제법 여러 차례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면을 삶고 털면서 면을 둥글게 말아 모으는 과정에서 면을 철벅철벅 흘려대는 광경을 목격했다

처음 음식이 나올 땐 그저 한 번 실수 했으려니 하고 말았는데, 사리를 추가해서 다시 삶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면을 삶으시는 분이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툰 듯 보였다

장사 하루 이틀 해 본 집도 아니고

알바를 쓰든, 새 요리사를 고용하든, 요리 기술 마스터 쯤은 영업 시작 전에 하는 게 당연한데

어떻게 이런 직원이 혼자 체를 잡게 할 수 있는 걸까?

 

라면 몇 가닥(이라 치부하기엔 좀 많은 양이긴 했지만, 어쨌든..) 빠진 게 뭐 대수냐 할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돈을 덜 내는 것도 아니고, 달리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음식 가격은 올랐고, 맛과 양은 전과 같지 못한 상황에서

직원의 미숙한 실력까지 웃어 넘길 아량을 베풀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어이가 없었던 건 직원 분들의 태도였다

그렇게 버젓이 바로 앞에서 모든 과정을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음식을 내어 주었고

다른 직원 분들은 서툰 손놀림으로 면을 질질 흘려 대는 모습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는 게 아닌가?!

음식에서 밉보이기 시작했던 하카다분코에 대한 호감도는 이미 바닥을 넘어 땅굴을 파고 들었다

젊은 청년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복닥복닥한 분위기가, 맛 못지 않은 하카다분코의 매력 포인트였는데

이번엔 그 어디에서도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라고 생각하고 뒤늦게 사진기를 꺼내 들어 기념 사진들을 찍어 봤다

마지막인데 인사도 없는 빈 그릇. 전엔 그렇게 고맙다고 해 대더니만.. 역시 변했어

 

이렇게 하카다분코 마지막 포스팅 쫑!

 



일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서툴어 그랬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었을 텐데..

마음을 모질게 먹어 보긴 했지만, 아쉽긴 하다

 

 

그 동안 덕분에 행복했지만,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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