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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문화} GLENFIDICH FESTIVAL 글렌피딕 페스티벌 2023

文化 우와

by 눈뜨 2023. 11. 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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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게 많지만 그중 하나가 위스키의 위상 아닌가 싶다. 양주란 건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술이었는데 요즘은 하이볼도 그렇고, 세상 힙한 아이템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삼사십 년 전에도 그대로 있던 것들이 이렇게 될 줄이야... 수십 년 전에도 있던 술인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세상 일은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처음 병으로 마셔 본 위스키가 글렌피딕 15년. 알콜취가 강하지 않고, 바닐라와 오크향이 적절해 무난하게 괜찮았다. 맛이 거북하지 않은 덕에, 아무 생각 없이 소주처럼 마시다가 힘들었던 기억이 ㅋㅋ 여튼 그런 글렌피딕이 팝업 행사를 한다기에 성수동을 찾았다.

워크인도 받는다기에 줄을 선 사람들은 당연히 예약 없이 온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다 사전 예약하고 온 사람들이라고 ;; 사람 많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이야... 다들 시간 맞춰서 와서 몰린다고 하니, 더 일찍 오는 게 나았으려나?

글렌피딕 페스티벌 2023은 오늘밤 10시까지 성수동 인포멀스퀘어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예약은 캐치테이블과 네이버예약을 통해 가능했다.

줄 서서 기다리면서 구글 서식을 작성해서 제출하고, 그 화면과 신분증을 직원에게 보여준 뒤 티켓 부스로 이동

티켓부스에서 예약처와 예약자를 확인 후 팔찌와 리플릿을 받아서 입장 ㄱㄱ 팔찌는 들고 있으면 안 되고, 꼭 차야 한다 했다.

3단으로 접힌 리플렛 바깥쪽엔 행사 제목과 공식유튜브, 행사 개괄이 인쇄되어 있었고, 안쪽엔 참여 업체와 층별 안내가 표시되어 있었다. 행사는 나흘씩 두 차례 진행됐는데, 어제 갔을 때 봤던 업체들은 오른쪽 라인업이었다. 난 잘 모르지만 유명한 바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한다. 아직 좀 남은 줄 알았더니, 오늘까지였구나.

1층에서는 경품교환과 보틀샵, 그리고 공을 넣어 바 투표를 진행하더라. 1등 하면 바에 혜택이라도 있으려나? 경품은 폴로셔츠, 마스크, 아이스몰드, 글렌캐런잔, 리유저블컵, 게임박스, 위스키캐리어, 헬리녹스체어였는데, 솔드아웃된 상품들이 있었다. 

칵테일을 구매하면 칩을 주는데, 이걸 내면 각 층에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 2층은 뽑기, 3층은 룰렛, 4층은 공 넣기, 꼭대기 루프탑에선 미니골프였다. 4층과 옥상에서 진행하는 게임은 비슷한 구조로, 공이 들어가는 칸에 적힌 상품을 주는 시스템이었는데, 4층은 꽝이 없었지만, 루프탑 미니골프는 꽝이 있더라. 층별로 재고가 다르니 원하는 상품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필수.

전반적으로 노랗고 따뜻한 느낌의 2층. 숙희와 제라늄, 스왈로우가 있는 층이다.

우리랑 같이 입장한 사람들이 많아선지 2층이 엄청 복잡해서 여긴 진짜 쓰윽 보고 3층에 자리를 잡았다. 

전화로만 설명을 들었는데, 당시 마시고 있는 게 하이볼 같은 거라 유자 슬러시를 먹겠다 했는데, 시소가 들어갈 줄이야...

SWALLOW BAR 스왈로우 GLENFIDDICH 12YO / Koriental Breeze 8,000원 Korean Pear, Yuzu, Shiso, Lemon

엄청나게 유자 맛이 강했고 굉장히 시큼했다. 시소향까지 더해지니 더더욱 내 것이 아닌 음료. 이렇게 부재료 맛이 강하면 기주를 골라 쓰는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3층은 온 벽면이 새카맸고, 한편에 DJ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사람도 굉장히 많았지만, 보이는 것만큼 소란스럽진 않았다.

운 좋게 테이블 하나를 잡아서 2층과 3층에서 산 칵테일은 여기에서 마셨다. 마시고 테이블에 올려두면 직원 분이 알아서 치우는 시스템이었다. 4층에선 바에 갖다 주라고 하더라. 층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딱히 설명이 적혀 있진 않아서... 대충 눈치껏 알아서 하든, 직원한테 물어봐야 했다.

가장 처음 고른 바는 앨리스였다. 셰리에 바닐라면 나를 위한 거지.

컵에 빨간 장식이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붓으로 뭘 바르기에 유심히 봤더니, 직접 만든 사과잼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나저나 술집에선 술에 섞는 탄산수로 캐나다드라이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두 번째 칵테일을 구매한 곳은 바참. 관객들의 호응 속에 별안간 칵테일 쇼가 펼쳐졌다.

CHAM 바참 GLENFIDDICH 12YO / Fall Tea Punch 8,000원 Plum Wine, Fino Sherry, Fig Leaves, Kombucha, Orange Bitters, Pickled Korean Pear +  ALICE 앨리스 청담 GLENFIDDICH 12 SHERRY / Pomme Foret 9,000원 Apple, Palo Santo, Vanilla Bean, Soda Water, Garnish; Apple Jam Brush

바참의 폴티펀치는 콤부차가 들었다더니 굉장히 시큼했다. 피클국물 같은... 앨리스의 뽐므포레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하이볼이었는데, 컵에 발린 사과잼과 잘 어울렸다. 직접 만들었다더니 많이 달지 않고 상큼했다.

4층은 온통 하얀색. 참여한 업체들 이름도 왠지 차분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가장 쩌렁쩌렁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이었다.

직원들 텐션이 장난 아니었다. 대문자 I에겐 그저 신기하기만 한 사람들.

원래는 한글이 아니지만, 그래도 한글로 이름을 적어놓은 티엔프루프 칵테일을 마셔보기로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면 샷을 서비스로 준다기에 돼지군이 팔로우를 했지만, 억텐으로 기진맥진하던 직원 분이 결국 까먹어 버렸고, 차마 달라 못하고 그냥 음료만 받아왔다. 구경하는 우리도 정신없는데, 저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더 하겠지?

TEA & PROOF SEOUL 티엔프루프 GLENFIDDICH 12 SHERRY / 쉐리, 너 T야? (Sherry, Nutty Ya?) 9,000원 Banana, Campari, Amontillado Sherry, Ghee Butter Fat Washing

요즘 유행어(?)인 "너 T야?"를 썼지만, 너티하다는 특징을 표현하는 작명이었다. 약간 아재미가 느껴지지만,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고소하면서도 셰리 풍미를 잘 살린 칵테일. 버터를 올린 빠다코코넛이 얹혀 나오는 것도 재밌었다. 겨울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칵테일. 시나몬을 더해도 좋을 것 같았다.

미니골프게임과 팝콘이 있는 루프탑. 여긴 칵테일을 파는 곳은 아니라 그냥 둘러보고 내려왔다.

우리는 총 4잔을 마셨고, 4개의 칩으로 뽑기 한번, 룰렛 두 번, 공 넣기 한 번을 했고, 공 넣기로 아이스몰드, 뽑기로 마스크를 받게 됐다. 교환은 초반에 얘기했던 것처럼 1층에서! 룰렛 처음 돌렸을 때 얼추 글렌캐런잔에서 멈췄었는데, 이의제기를 해볼걸 그랬나? 나야 필요 없다만 ㅎㅎ

글렌피딕에서 하는 행사라고 해서 니트로도 맛볼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이름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을까? 바들은 알게 된 것 같은데, 정작 글렌피딕이 어떤 위스킨진 잘 알 수 없는 행사였다. 자신감인가? 나야 잘 놀고 왔는데,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다.

요즘 성수에서 팝업행사가 많은 것 같다. 평소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던 게 아니더라도 이렇게 겪어보는 건 퍽 재밌는 경험이다. 그러다 보면 새로 알게 되기도 하고,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 팝업 행사라는 게 결국 그걸 노리는 거겠지? 근데 팝업이라는 특성상 생겼다 금세 사라져서, 다 챙기려면 바쁘다 바빠. 넘나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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