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지동시장 순대곱창타운에는 순대볶음집이 한가득 모여있다. 아주 가끔 들르는 정도라 가본 데가 어딘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드를 털어보니 2015년에 한양순대, 2017년에 자매집에서 순대볶음을 먹었더라. 당시 가격은 1인분 기준 각 8천 원, 9천 원이었다. 먹었던 가게 상호도, 음식맛도 전혀 기억에 없지만, 둘이서 2인분을 시켰더니 산처럼 나오는 바람에 도저히 뭘 더 시켜 함께 먹을 수도, 다 먹고 밥을 볶을 수도 없었던 기억은 확실히 난다.
순대곱창+사골백순대 15,000원/인, 볶음밥 2,000원, 소주 5,000원, 맥주 5,000원, 식혜 1캔 서비스
5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식당이 평상에 신발 벗고 올라가서 아빠다리 하고 앉아 먹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의자식으로 싹 다 바뀌었다. 원래 지동시장 순대볶음은 빨간 양념 일색이었는데, 백순대도 하는 곳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짬짜면처럼 반반도 가능. 여기 순대볶음들은 다 비슷했던 기억인데, 사진을 보니 은근 스타일이 다르다. 이번에 간 전라도집은 서비스로 식혜 뚱캔 하나를 줬고, 자매집처럼 부추가 넉넉히 올라가고, 라면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특이했던 건 당면. 잡채에 흔히 쓰는 일반 당면이 아닌 페투치네처럼 생긴 중국식 당면이 들었다. 순대볶음엔 원래 당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전라도집의 백순대는 순대볶음이라기 보단 국물이 적은 순댓국 같았다. 순대곱창과 백순대 중엔 역시 전통의 빨간 양념이 낫다 싶었는데, 먹다 보니 한 가지만 먹었으면 질렸을 것 같기도. 양이 줄었는지, 이 집 양이 적은 편인진 모르겠지만, 적당히 배가 찬다 싶은 정도라 볶음밥까지 먹을 수 있었다.
다음에 백순대 먹으러 신림동 한번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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