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적부터 약과를 좋아했다. 은은한 계피향에 달달하고 파삭거리는 식감이 마음에 들어서, 명절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품목이었다. 약과도 의외로 스타일이 제각각이라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맛을 보고 사는 음식은 아니다 보니 뭔가 복불복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갑자기 약과가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유명세의 중심에 있는 곳은 압구정에 있다는 맛나당이라는 가게라 했다. 그 가게 자체도 인기가 많고, 덕분에 유명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도 열고 그러는데, 그 역시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단다.
만나당 궁중약과 12개 10,000원 당당 브랜드의 프리미엄 쌀조청을 바른 궁중 미니약과(지름 약 4cm). 겹겹이 패스츄리 된 바로 만든 수제 약과.
앞서 만나당의 대모과를 먹어본 적이 있다. 보통 약과는 둥근 게 일반적이지만 대모과는 네모난 데다 크기도 크고 두툼한 스타일이었는데, 찐득까진 아닌데 영 어정쩡한 식감에 달고 느끼해서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좋아하는 건 게 눈 감추듯 해치우는 편인데, 그걸 먹어내는 덴 꽤 고생을 했던 기억이다. 그래서 '소문난 약과 맛집도 별 거 없구나' 싶었고, 만나당의 인기 역시 어딘가 다들 "옛날 거가 힙하다"고 우기는 과정에서 운 좋게 얻어걸려 흥하는 중인 곳이려니 싶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 미니약과를 손에 넣게 되었고, 지난번과 달리 별 기대는 없었다.
조청을 발라서인지 찐득해 보이는 게 이번에도 불안했다. 어설프게 눅눅할 것 같은 불길한 기운과 지난번의 느끼함이 다시 느껴지는 기분 ;; 그래도 먹어봐야 아는 거니 하나 꺼내서 베어 물었는데...
딱 내가 좋아하는 파삭파삭 스타일이다. 상품설명은 포스팅하려고 검색하다 찾아본 거라 이 작은 약과가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는데, 난 패스츄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알알이 조청을 꼼꼼하게 발라놓은 탓인지 손에 묻어나는 게 거슬리긴 했지만, 덕분에 기분 좋게 달콤했다.
전형적인 약과 문양을 하고 있는 만나당 궁중약과. 한 번에 두 개씩 먹으라는 건지 두개씩 같은 칸에 들어 있는데, 크기가 작다 보니 역시 하나는 아쉽고 2개를 먹고 나면 더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하나 더 먹게 된다. 맛있어~ ((o( '▽`)o))
만나당 약과는 무조건 이겁니다! 대모과 말고 이거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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