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Tes Rêves PATISSERIE ET SALON DE THE 프랑스 다과점 떼헤브 - Cannelé WEDDING IMPERIAL 웨딩임페리얼 까눌레 + Financier Classique 클래식 휘낭시에 / 레몬 스퀴즈 + 카페 라떼

茶室 찻집

by 눈뜨 2022. 6. 24. 21:30

본문

 

서울식물원과 돈탐구소를 엮어서 일정을 짰던 지난봄의 어느 날. 저녁 예약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서울식물원이 있는 마곡은 생전 처음 걸음 한 동네라, 쉽게 올 수 없는 곳인 만큼 카페도 평이 좋지만 따로 찾아오기는 힘든, 여기 와야 올 수 있는 그런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곳이 떼헤브였다.

 

 

떼헤브를 찾으러 가는 길은 '진짜 이렇게 가면 나오는 거 맞아?' 싶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서울 식물원을 나와서, 하천을 지나서, 회사들도 지나고, 상가지역도 지나고, 그냥 모르는 아파트 상가 건물 1층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근처까지 왔을 때가 가장 '진짜 여기라고?' 싶은 순간이었다.

남의 집인 아파트가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다.

떼헤브는 딱 이만한 크기의 구움 과자집. 테이블은 ㄷ자 구조로, 예닐곱 정도가 실내에 착석할 수 있어 보였다. 규모도 그렇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상가라 그런지 포장만 해가는 손님들도 많았다.

생화와 묵직한 색감의 가구들, 그 위에 앙증맞은 과자들이 더욱 아늑한 느낌을 준다.

저녁시간이 살짝 못 된 시각이라 이미 다 팔려버린 메뉴들도 많았다. 정확한 영업시간과 요일은 인스타에 이따금씩 공지하는 것 같은데, 보통 일주일에 이틀 정도 영업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접근성도 접근성이지만 영업하는 요일과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찾을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매끄러운 동선이 아니었음에도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 봤던 것.

지금이라면 종류별로 하나씩 다 먹어봤을 테지만, 저녁에 과식이 예정된 상황이라 최대한 배를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남은 과자들 중 가장 먹고 싶은 까눌레를 먹기로 했고, 하나만 먹기엔 너무 아쉬워서 가장 작은 클래식 휘낭시에를 먹어보기로 했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막 도착했을 때는 입구 근처에도 손님들로 북적여서 '다른 카페를 찾아야 하나?' 싶었는데, 몇 안 되는 좌석이었지만 타이밍 좋게 자리가 난 덕분에 헛걸음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컨셉에 충실한 식기들. 따뜻한 차를 주문하면 더 어울리는 그림이 나왔을 텐데, 애석하게도 은근 더운 날씨였어서 차마 뜨거운 음료를 주문할 수는 없었다.

카페 라떼 ICE 4,500원

레몬 스퀴즈 6,200원 레몬 한 알을 몽땅 짜 넣은 쩅-한 상쾌함

Financier Classique 클래식 휘낭시에 1,700원 프랑스산 발효버터와 최상급 발렌시아 아몬드의 깊고 진한 고소함을 농축한 구움과자

Cannelé WEDDING IMPERIAL 웨딩임페리얼 까눌레 3,800원 초콜릿과 카라멜 풍미를 지닌 홍차, 웨딩임페리얼의 향을 입힌 까눌레

배가 차는 걸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빵엔 역시 우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까눌레였다. 원래는 더블 바닐라 까눌레를 먹고 싶었는데, 그 접시는 이미 텅텅 비어버렸다. 웨딩임페리얼 자체를 좋아하긴 하지만, 홍차가 든 베이커리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까눌레가 딱 맛있게 생겨서 '하나를 먹어야 한다면 이걸 먹어야겠다' 싶었고, 아쉬운 대로 그 옆에 쌓여있는 웨딩임페리얼 까눌레를 시켰다. 겉은 까득까득하고 속은 쫀쫀한 딱 마음에 드는 까눌레였다. 초콜릿 뉘앙스가 있긴 했지만, 이게 웨딩임페리얼을 넣어 이런진 잘 모르겠더라. 말 안 하면 홍차가 들었다곤 생각 못할 것 같다. 아쉽게도 휘낭시에는 그냥 그랬다. 설명이 장황하기에 진한 아몬드와 버터 풍미를 기대했는데, 그냥 빵 느낌. 마들렌이 나았으려나 ;;;

당시 금요일과 토요일만 영업을 한다고 했고, 우리가 방문한 토요일 영업시간은 7시까진데 과자들이 제법 남아 있었다. '저걸 다 어쩌나?'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매장에서 취식 중인 손님이 잔뜩 포장을 하기도 했고, 뜨문뜨문 단골인 듯한 손님들이 들러 사가기도 해서 재고가 꾸준히 줄어들더라. 그러다 보니 들어왔을 땐 뭔가 잔뜩 쌓여 보이던 매대가 썰렁해졌다.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 걸 보니 '어렵게 찾아온 보람이 있구나' 싶고, 괜히 뿌듯했다. 모든 메뉴가 마음에 쏙 든 건 아니지만, 까눌레가 인상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이 동네를 찾게 된다면 또 들를 것 같다.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때 와서 이것저것 왕창 먹어 봐야지~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