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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0년 7월 25일 토요일 늦은 오후 하늘

文化 우와/創作 맹글

by 눈뜨 2020. 7.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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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은 오후. 주말을 집콕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해 지기 전에 나가보자" 해서 집을 나섰다.

비가 오네 마네 해서 좀 흐리겠거니 했는데, 기대치 못한 파아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색 하늘 아래 새파란 컨테이너. 구름 사이로 해질녘 특히 따스한 색을 내는 햇살이 퍽 조화로웠다.

먹구름과 흰구름이 섞여 있었지만, 조각조각 뜯어서 말갛고 예쁜 하늘을 담아낼 수 있었다.

블루 뭐라더라. 복슬복슬 귀여운 조경.

장마로 질척이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산책로는 여느 때와 같이 말끔해서 여유롭게 하늘 구경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아직 장마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늘하늘 피어있는 코스모스. 바람이 불어 시원해서 벌써 가을이 온 듯도 싶었다.

널찍하게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 산책로도 좋지만,

하천 변으로 다양한 식물들을 정성스레 심어 놓은 것 역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좋다.

벚나무도 빼곡하게 심어져 있어서 벚꽃철에 와봤으면 좋았을텐데,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보지 못했다.

그리 높지 않은 푸릇한 나무들이 고만고만하게 줄지어 있는 모습도 눈이 시원해져 좋다.

먹구름이 드리운 부분도 많아서 '내일은 비가 제법 오겠구나' 싶었는데, 캄캄한 밤엔 또 맑게 개더라.

저 멀리 구름이 켜켜이 쌓인 모습이 마치 만년설이 쌓인 산맥을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아 어쩐지 이국적이었다.

낮게 나는 새들도 잔뜩 보고, 구름을 뚫고 지나는 비행기도 다수 목격했다.

최근 내린 비로 하천에 물이 불어서 건널 수 없는 징검다리도 있었지만, 건널 수 있는 곳이 나와 건너 보기로 했다.

몇 차례나 와봤는데 이런 유속은 처음이다. 징검다리 중간에 가만히 서 있으려니 배를 타고 있는 것 같았다.

오산천 포스팅을 따로 할까 했는데, 어제 하늘 사진은 당장 올리지 않으면 올리기 힘들 것 같아서 일단 올려 본다.

오늘 올린 사진들은 대부분 오산천과 그 인근 풍경들.

얼마 전 물향기수목원에 갔을 땐 도통 피지 않았던 무궁화들이, 어제 오산천에는 예쁘게 피어 있었다.

여긴 오산천 옆에 있는 맑음터 공원. 캠핑장도 있던데, 코로나19 때문에 운영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공원 내에 있는 조각공원. 자기가 예쁜 걸 아는 것 같은 고양이 한 마리가 제 자리인 양 편안히 자리잡고 있었다.

해가 많이 기울수록 하늘이 붉어졌다.

그러다 마주친 분홍색 하늘. 하얗던 구름 덕에 딱 홍학과 같은 빛깔이었다.

만지면 보다 극적인 연출이 가능했겠지만, 필터 없이도 이랬단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어,

이날 사진들은 크기만 줄이고 낙관을 박는 걸로 편집을 마쳤다.

CG같은 하늘 아래 푸른 들판, 그 너머에 즐비한 고층 아파트와 그 사이를 달리는 열차. 어딜 봐도 합성같았다.

다리 위로 올라서니 이번엔 새빨간 노을이 구름 사이를 비집고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붉게 타오르는 노을.

용암을 직접 본다면 이런 빛깔일까? 실제로 봤을 땐 감탄이 절로 나왔는데...

한강에서 거대하게 터져서 쏟아지던 불꽃을 봤을 때랑 비슷한 감정이었다.

사진에서도 그때의 느낌이 똑같이 전해지지 않는 건 아쉽지만, 이걸 보면 기억이 날 테니 그걸로 만족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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