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터리 생고기 흑석점 - 생삼겹살 + 된장찌개 + 공기밥 >
체인점이 막 생기더니, 요상하게 변해가는 듯하고 가격까지 오르는 바람에 발길을 끊었던 엉터리 생고기
항상 외국산 저렴한 삼겹살만 먹다가, 모처럼 '제대로 먹어 보자'는 생각에, 오랜만에 엉터리 생고기를 찾았다
엉터리 생고기 본점 맞은 편에 위치한 엉터리 생고기 흑석점
본점에 들어가려 하니, 고기 먹으러 오셨냐며 이쪽으로 안내해 주셨다
널찍하고 깔끔한 매장
불판이랑 테이블 상태도 그렇고, 리뉴얼한지 얼마 안 된 모양이다
국내산 생고기 전문점, 엉터리 생고기
근데 유독 항정살은 칠레산이다
가격은 좀 하지만, 1인분에 250그램이라는 훈훈한 양을 자랑한다
벽에 붙은 선반에 물병과 물컵을 가져다 주셨다
물이 불 가까이에 있으면 기름이 튀거나 금방 미지근해 지기도 하고
넷이 앉으면 테이블이 그리 넓지는 않을테니, 꽤 괜찮은 아이디언 것 같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티슈곽도 벽에 꼿꼿하게 붙어 있었다
이런 건 여기보단 특히 테이블이 좁은 본점에 필요할 것 같은데.. 거기도 생겼을까?
휑한 주문서와 함께 슬슬 상차림 시작
아까 언급했던 것처럼, 새로 설치한 것 같은 테이블과 불판
가스렌지도 신상(?)이라 따라라라락 켰더니 불길이 아주, 이~~뻐 ;)
기본 상차림 쫑
고기를 기다리며, 미리 호일 종지를 요구해서 마늘부터 올려 놓았다
잠시 뒤 따끈따끈한(?) 생고기님이 요 앞 본점에서 건너 오셨다
생삼겹살 250g 12,000원 × 2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양이 줄어서 상당히 실망했었는데, 다시 양이 복귀된 모양이다
방가방가
새카맣고 미끈한 불판 위에 적당히 배치된 양파랑 고기들
그래도 이만큼 남았다
요 근래 돼지고기는 100그램대인 곳에서만 먹어버릇 했더니, 남은 것만 보고 있어도 훈훈해진다
쌩쌩한 화력 덕에 노릇노릇 잘 익고들 계신 고기님
직원 분께서 화력이 세니 중간불로 익히라시더라
조각조각 뒤집뒤집
찌개랑 마늘은 아직이고, 고기는 준비 완료
먹기에 앞서, 고기친구들부터 둘러보자
(내 생각에) 고기 흡입을 도와주는 상추
쌈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고기랑 밥만 먹다가 가끔씩 모다서도 먹어주면 그게 또 별미(?)
깻잎은 파절이에만 살짝 들었더라 ㅜ.ㅜ
파절이와 쌈무는 아웃 오브 안중
'고추도 없어?!' 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달라니 주기에, 우리도 달라 했다
매운 고추만 있어서 달라고 하는 테이블만 준단다
.. 깻잎도 달라고 했으면 줬을까? (?.?)?
고깃집 대표 고기친구, 양배추 채
약간 매콤하고 알싸한 맛도 있고, 야채라 아삭 시원해서 느끼함을 잡아주는 덴 그만
그치만 그닥 느끼하지 않아서 많이 먹진 않았다
삼겹살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게, 배추 김치
'김치는 돼지기름에 굽는 게 제일 맛있다'는 모친의 가르침에 따라
일찍이 김치를 달가워하지 않던 시절부터 삼겹살과 구워 먹는 김치 만큼은 즐겨왔다
엉터리 생고기는 김치를 구울라 치면 호일을 주곤 깔고 구우라고 하는 게 좀 불편했었다
요즘도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혼나기(안 남) 전에 미리 호일을 달라고 해서 김치를 올렸는데
확실히 말끔한 호일에 구운 김치는 영 밋밋하다
화식이 음식의 맛을 좋게 한다지만, 불만큼이나 음식 맛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기름!
해서 삼겹살의 비계 부분을 잘라다가 김치 사이 사이에 배치시켰고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오롯이 맛난 김치 구이가 되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건, 소금!!
"고기엔 소금 후추가 최고!"라는 지론에 따라, 소, 돼지 할 것 없이 찾아대는 소금 후추
기름장도 좋지만, 고기가 맛있다면 이 정도가 최고인 듯
기본 상차림엔 쌈장만 나오는지라 따로 달라고 해야 했다
반찬들 구경도 마쳤고 공기밥도 나왔으니, 제대로 식사 시작!!
공기밥은 해둔 지 좀 된 것 같았다
뜨끈뜨끈 고슬고슬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모습
그래도 주 반찬인 고기랑 찌개가 뜨거워서 나쁘진 않았지만.. 약간 아쉽긴 하더라
노릇노릇 고기를 입에 넣을 햄볶는 시간~♪
그냥 국내산 생 삼겹살일 뿐이니, 흑돼지와 같은 쫀득함 같은 건 없다
그래도 비계가 과하지도 않고 확실히 고기다운 게, 괜찮은 동네 고깃집으론 손색이 없다
참기름이 든 종지 안에서 자작자작 노릇하게 익은 편 썬 마늘 조각들
지난 번에 '많이 익었으니 괜찮겠지'하고 먹어 봤는데, 그냥 불판에 바싹 굽거나 튀긴 것과는 달랐다
뭔가 눅진눅진 한 게, 마늘 맛도 왕창!!
해서 이번엔 유혹을 과감히 뿌리쳤다 (ㅡㅅㅡ) 엣헴
불판 한가운데 구멍에 들어 앉은 된장찌개
간이 센 것 같아 물을 투하 했더니, 후발대로 올린 고기들이 거의 익을 무렵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니 굉장히 큰 뚝배기 같다만, 실은 꽤나 아담하다
보골보골
이제는 먹을 수 있다!! ㅋ
따로 해물이 들은 건 없지만 칼칼하고 시원한 된장찌개
국물은 멸치로 낸 것 같고, 매운맛은 아까 본 것과 같은 고추를 쫑쫑 썰어 넣은 덕인 듯
부드러운 두부와의 조화가 일품이다
일찍이 마음에 들었던 집이었지만, 다소 변한 모습에 실망했던 엉터리 생고기
하지만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가벼워지던 저녁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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