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식당 - 돼지수육(大) + 녹두지짐 + 물냉면 + 막걸리 >
인사동, 삼청동 등 종로 등지 맛집에 어두운 본인
얼마 전 커뮤니티를 통해 종로 쪽에 재밌는 음식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찾아 나서기에 이르렀다
인사동 끝자락과 맞닿아 있는 종로3가역
인사동 건너편, 삼일문 옆에 있는 종로3가역 출구에서
낙원상가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우편에 처음 나오는 골목으로 눈길을 주면
장사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진짜 식당인지 조차도 의심스러운 '유진식당'이 등장한다
인터넷에서 미리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절대 들어가지 못했을 포스
나중에 접혀 있는 테이블을 펴서, 밖에서 드시는 분들도 있더라
왼쪽이 입구
언뜻 뵈는 보풍(보라색 패딩. 보라색 풍뎅이 같다 하여 보풍이라 부름) 입은 분이 사장님이신지
식사하러 오셨냐며 안으로 안내(?)해 주셨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길엔 조리 도구(?)들이 잔뜩
큰일 하게 생긴 이 아이는 면 뽑는 거란다
저 쪽으론 부침개 부치는 철판도 떡
왠지 상당히 기름질 것 같은 포스가 좔좔 흐른다 ㅎㅎ;;
드디어 입성!
상상했던 것보다 식당 규모가 상당히 작았다. 한 대여섯 테이블이 되려나?
그리고 예상보다 .. 허름하달까? 어수선하달까? .. 말로 형언하기 힘든 오묘한 기분이다
가게를 둘러보니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 주 고객층인 듯 싶었고, 혼자 와서 드시는 분도 꽤 되더라
해서 쿨하게 합석하는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벽에 걸린 사진은 아마도 아까 입구에서 뵌 사장님인 것 같다
메뉴는 사진에 보이는 바와 같고, 두말 할 것 없이 착한 가격이다. 특히 설렁탕은 착하다 못해 파격적이었다
우리 자리는 냉장고에 딱 붙어 있는 테이블
의자 2개가 나란히 냉장고를 바라보고 있는 커플석(?)이었다 ㅋㅋ
워낙 소란 스러워서, 오히려 이렇게 앉은 게 대화하기엔 좋았던 것 같다
왼편으로 국밥을 토렴하시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는, 나름 명당
우리 자리 옆 벽으로 휴지가 잔뜩 있었고, 그 아래로 수저통, 그 옆으로 겨자랑 식초, 후추, 소금, 양념통이 대기 중인 모습
막걸리 2,000원
가장 먼저 등장한 막걸리
냉장고에 붙은 포스터에선 실컷 국순당 생막걸리 광고를 하더니, 그냥 "막걸리 하나 주세요" 하니 나오는 건 서울 장수 막걸리더라
막걸리 부유물들이 잘 가라앉아들 있기에, 막걸리를 맑게 즐기는 이색 실험을 감행해 봤다
왼쪽이 맑은 부분만 따라 놓은 거고, 오른쪽이 섞인 거
첫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먹다보니 이것도 술이라고 역한 느낌;;
맑은 막걸리(?)는 정종에 물 탄 맛이더라
돼지수육 (大) 5,000원
편육 약간도 만원은 줘야 한 접시 받아 볼 수 있는데, 이만큼이 단돈 오천원이니 확실히 초 저렴하다
고기엔 소금 후추~ 고기엔 소금 후추~
괜찮긴 한데, 기름 비율이 상당하다는 게 단점
그래도 가격 생각하면 허용 가능한 범위지 싶다
돼지군이 알파 55로 찍은 사진들인데, 같은 곳, 같은 피사체, 영~ 다른 느낌
이런 사진만 보고 들렀다간 엄청 실망할 것 같다
녹두지짐 4,000원
아담하지만, 노릇노릇 도통하게 구워져(?튀겨져?) 나온 녹두지짐
숙주랑 김치랑 든 녹두지짐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니 맛난데, 고기가 안 들었다
부족한 고기는 옆에 있는 수육으로 보충하며 챱챱챱챱
물냉면 5,000원
무려 설렁탕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여느 유명 냉면집 못지 않은 깔끔한 비주얼
고기향 그득한 을밀대 냉면과 같은 부류의 냉면이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다
이색적이고 독특한 공간에서의 저렴하고 재미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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