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역 5번 출구를 나와서 돌아 보면 뵈는 쁄라 즉석 떡볶이
요상한 위치에, 요상한 색깔에, 요상한 이름까지
요상한 요소를 아주 골고루 갖춘 떡볶이 집이라 선뜻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메뉴가 인쇄되어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붙은 걸 보았다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들러 보기로 했다
휑~하니 쌔~한 느낌의 내부
꽤 널찍한 공간임에도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확실히 떡볶이 집 분위기랑은 거리가 살짝 있지 싶더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하물며 식당구경이야 당연히 주문 후에 하는 것이 인지상정
떡볶이는 2인분이 기본이란다
요즘엔 그냥 떡볶이도 2천원은 하는데, 즉석 떡볶이가 1인분에 2천원이라니, 완전 횡재다 싶은 가격
사리들도 몽땅 천원에, 음료수도 천원
훈훈한 가격대가 도전정신을 부추긴다
해서 떡볶이 2인분에 쫄면사리랑 오뎅사리 및 튀김사리를 추가하고
다 먹고는 밥 하나를 볶아 먹기로 했다
생각보다 점심 식대가 저렴하게 형성된 덕에 음료수 둘도 추가해 보았다
해서 총 가격은 1만 5백원. 음료수를 안 했더라면 8천 5백원
주문했으니 느긋하게 다시 식당 구경~
쁄라 즉석 떡볶이 내부는 떡볶이 집이라기 보다는 그냥 식당 느낌이다
손때라도 탔으면 좀 덜 휑한 느낌일 것 같은데, 생긴지 오랜 곳이 아닌지라 영 어색하다
벽에 붙은 커다란 TV도 어딘지 이질적이다
TV 우측 하단에 마련되어 있는 컬러풀한 세로 줄무늬(?) 앞치마
이런 음식을 먹을 때 내게 꼭 필요한 아이템 중 하나다 ^^;
즉석 떡볶이 집 답게 테이블에는 휴대용 가스렌지가 하나씩 놓여 있다
인석도 오래지 않은 것답게 반짝반짝
입구 옆에는 ‘물은 셀프’를 시전할 수 있는 정수기가 놓여 있고
주방 앞 쪽에는 역시 셀프인 단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음료수가 있어서 물은 건너 뛰고, 단무지를 가져다 두고 겸허히 떡볶이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즉석 떡볶이임에도 다 만들어서 나오는 통에, 생각보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드디어 등장
보골보골보골보골
쫄면이 든 떡볶이 참 오랜만이다. 중학교 땐 정말 자주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 있더라 (^-^)
오뎅 사리를 선택하지 않으면 오뎅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튀김은 김말이랑 만두랑 뭔가 해서 세 개가 들어 갔던 것 같은데, 김말이가 가장 괜찮았다
떡볶이는 보시다시피 국물이 많고, 달큰 짭쪼롬한 맛에 맵지 않은 떡볶이였다
내 입엔 나름의 매력이 있는 듯 했다
내 입엔, 유명하다는 근방의 오시오 떡볶이보다 훨씬 낫더라.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마무리는 볶음밥
처음 즉석떡볶이라는 음식을 알고, 다 먹고 밥을 볶아 먹는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경악을 했었는데
그걸 내가 먹으려 하고 있다니..;;
김가루랑 계란을 넣어 훌훌 해 주셨는데.. 모양새가 영 그르타;
맛도 본인 취향은 아니었다
쁄라즉석떡볶이
이름과 외양 및 위치에 꺼려 왔었는데, 훌륭까진 못하더라도 맘에 든다
다음엔 라면사리를 넣어 먹어 봐야지~
위치정보
상도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유턴해서 조금만 걸어가면 오른편에 보임
(삼성 전자랜드 반대 방향)
캬~! 야식으로 딱이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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