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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김용걸과 친구들 - 공연 전 영상감상회 및 대화모임

文化 우와

by 눈뜨 2009. 7. 8.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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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일, 김용걸과 친구들이라는 공연의 기획사 측에서

공연에 앞서 무용수들과 함께 하는 공연실황감상 및 대화모임에 초청하고 싶다는 글이 방명록에 달렸다

발레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데, 대화모임이라니.. 영 부담스러워서 문의 메일까지 보내서

발레에 무지해도 전혀 상관 없다는 확답을 받고 나서야 행사에 참여해 보기로 결심 했다

처음으로 뵙는 실물 예술의 전당. 댑땅 크데~

쭐래쭐래 입구 쪽으로 가서 안내도를 살폈다

아르코예술정보관에서 한댔는데, 찾아본 결과 아르코예술정보관은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내에 있다고 했으니까

4번 쪽으로 가면 된다. 안내도 오른편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을 보니

미피님이 접수하신, 동심 포~올폴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이 버티고 서 있었다

미피 덕인지, 어린 아이들이 꽤나 여럿 눈에 띄었다

건물 안에서는 빳빳이 서 있는 캐릭터 모양 판떼기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기 바쁜 아이들과

아이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 놓칠 세라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부모님들을 뵐 수 있었다

오른쪽 층계 앞에 안내판을 보니, 아르코예술정보관이 2층에도 있고 3층에도 있단다

공연 실황 감상이라고 했으니까 문헌정보실은 아니겠지? ^^;

엘레베이터에 타니 3층 세미나실이라고 떡 하니 프린팅되어 붙어 있었다

내리자마자 포스터와 화살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화살표가 가르키는 곳으로~ 거거싱

 

솔직히 대화모임에 대한 정보라고는, 무용수분들을 모신 대화 모임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원국씨의 소극장 발레 공연을 본 탓에, 공연 실황을 본다는 걸

직접 무용수들의 연기를 짤막하게 보고 설명을 듣는 형식으로 오해 했었는데

출력되어 벽에 붙어 있는 이 날의 행사의 정식 명칭을 보고서야, 녹화 영상을 본다는 말인가 싶었다

 

세미나실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와서 시작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KBS 방송국 카메라도 보이고, 왠지 서로서로 알고들 계시는 것 같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위축 되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서로 서로 아는 사람들 같아 보이는 게, 더더욱 어색한 시간 속에 본인을 던져 넣어 주셨다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직원 분께서 다가와 “신청 하셨어요?” 하고 물어 보셨다

미리 얘기는 되었으니 “네”라고 답했는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시는 게 아닌가?

기획사 직원분과 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 초대 부탁드린다는 본인의 메일에

“^^ 네 두분 오셔요.”라고만 답하시고, 본인의 인적사항은 전혀 묻지 않으셨던 것

안 그래도 어버버 상태라 머리가 굳어서 완전 버벅버벅 T^T 창피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메일주소를 써 드렸다

근데, 어디다 쓰려는 걸까??

 

무용수분들이 좀 늦으셔서 행사는 5시를 좀 넘겨서 시작 되었다

영상감상회 및 대화모임은 <김용걸과 친구들>에 출연하는 일곱 분의 한국 무용수 분들 중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 하신 두 분을 제외하고, 총 다섯 분을 앞에 모시고

자리 하신 분들 중 세 분의 공연 영상을 5분 안팎으로 짧게 보고, 각 연기자의 설명을 들은 뒤

이번 공연의 기획자로 추정되는 분의 진행으로

다섯 분의 연기자 분들로부터 각자의 소개와 이번 공연에서 연기할 작품에 대한 소개를 듣고

질의 응답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이루어 졌다

그래서 총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처음 본 영상은, 현대무용을 하시는 김경신씨의 무용 영상이었다

마지막에 메일 주소가 커다랗게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오디션 같은 걸 볼 때 자기 홍보용으로 쓰셨다고

1층에서 올라올 때 로비에서 뵈었던 분이었다

커다란 까만 백팩을 맨 캐주얼한 모습이 공대생 같았는데, 프로 무용수였다니.. 굉장히 놀랐다 ^^;

죄송하게도 현대 무용을 대면해서는 (@_@) 이 지경이 되는 본인인지라, 무어라 말씀 드릴 수가 없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건, 평소의 모습과 공연할 때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것

긴장을 하셨는지 조금은 버벅 거리시는 것도 같고, 앞에서 말씀하시는 걸 듣고 있으면 수줍음도 많으실 것 같은데

영상 속에서는 마치 신 들린 사람처럼 푹 빠져서 마음을 다 하는 것 같아 보였달까?

머~엇있다~아!

두번째는 조금 느즈막히 도착하신 박나리씨. 준비하신 공연 영상은 오감도라고 하셨다

몸에 붙는 까만 의상을 입고 나와서 연기를 하셨는데

초반에 든 생각은 ‘참 유연하시다’랑 ‘이게.. 장르가 뭐지?’ 였다. 보다 보니 발레 같긴 한데..

나중에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에 “클래식 보다는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앞서 보았던 공연 영상이 이해가 가는 듯 했다

 

마지막은 공연의 예술 감독이신 이용걸씨. 이번 공연에서도 선 보일 AREPO 공연 실황 영상이었다

아레포라는 제목은 스펠을 바꾸면 오페라가 되기도 하는데, 선과 악 중에서

악에 대하여 때로는 재밌게, 때로는 진지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셨다

장난스럽달까, 짓꿎달까? 그런 느낌의 좀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강하지만 개구진 안무를 선 보였다

연기를 보며 절도 있고 힘 있는 움직임이 특징인 모양이다 했는데,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영상을 보니 당시엔 잘 한 줄 알았지만 움직임이 너무 “단단하다”며, “유연하게 했어야” 한다고 하셨다 ^^;

이렇게 영상 감상회가 끝나고, 대화모임(?) 시작. 대화 도중 방송국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모쪼록 전 방송을 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만.. 사람이 많지 않아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뭣보다 큰 문제는 본인 앞에 앉은 분이 계속 몇 차례나 질문을 해 주시는 바람에

카메라와 눈을 맞춘 게 꽤나 된다는 사실

ㅜ.ㅜ 가에 앉을껄 그랬다. 차라리 연기자분들 얼굴이나 제대로 보게 더 앞에 앉던가

우선 앉은 순서대로 자기 소개 및 이번 공연에서 선 보일 작품 소개를 해 주신 다음

진행자 분이 부연설명을 해 주셨다

처음부터 공연 홍보에 치중하는 느낌을 마구 풍겨 주셨던 진행자 분의 멘트는

듣는 이로 하여금 좀 거북스러운 부분들이 좀 있었다

그래도 기획하시는 분이고 방송 카메라도 있고 기자 분도 오셨다니, 이해는 간다

 

1층에서 뵙고 3층에서 다시 뵌 김경신씨는

이번 공연에서 연기할 작품의 안무를 직접 하셨을 뿐 아니라, 작곡까지 직접하셨다고 했다

진행자 분 말씀으론 벌써 한 달 전부터 맹연습에 돌입 하셨다고. 역시, 머~엇있다아~!

 

박나리씨랑 김용걸씨 말씀은 아까 영상감상회 설명하면서 언급했으니까 넘어가고

오른쪽 두 분이 공연 영상을 안(?) 보여 주신 조주환씨랑 정현진씨

 

유일하게 팜플랫 사진과 동일 인물이란 확신이 섰던 조주환씨

머리 모양 때문인지 본인의 눈에는 S방송사의 모 코미디언을 닮은 듯 보였다

공연에서 보여주실 Showman’s Groove는 Jazzy한 느낌의 작품이라며

그동안 하던 연기와 스타일이 달라 고생하셨단다

진행자 분이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치셨다” “이번에 극한에 도전하신다” 등등 마구 부담을 드리던데

뭐지?? (?.?)

 

외국에서 돈을 받고 무용을 하는 무용수는 불과 80여명에 지나지 않다는 진행자 분의 말씀에

실로 굉장한 사람들을 눈 앞에 두고 있구나 싶었다

 

이렇게 경외심이 들 지경의 소개 시간 뒤에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어쩌다 보니 답변은 김용걸씨께서 다 하셨다

질문과 답변을 본인이 기억하는 대로 정리하여 적어 보면 다음과 같았다

 

Q: 왜 한국에서 무용을 하지 않았나?

A: 한국은 표현이 어색하다. 주입식 교육은 표현에 제약을 초래한다

외국으로 나갔다는 자체에서 도전 의식이 고취되는 측면이 있다

 

Q: 왜 무용을 그만 두고 강단에 섰는가?

A: 보고 느꼈던 걸 한국으로 돌아가 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제의가 왔다

아직 정년이 꽤 남았지만, 아쉬울 때 떠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도 한 몫 했다

 

Q: 연주를 할 때 교수님으로부터 “틀렸다”는 말을 듣고 고민이 많다. 조언을 부탁한다

A: 표현 방법이 다를 뿐 틀린 건 없다고 생각한다. 내 학생이 그런다면 지켜보고 싶다. 도전해 보라

 

이 쯤에서 질문이 뜸한 기색이 돌자, 돌연 김용걸씨께서 객석을 향해

“여러분은 발레가 왜 좋으세요?”라는 질문을 던지시며, “클래식 발레 보는 거 지루”하다고 하셨다

처음엔 다들 머뭇머뭇 하면서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일 때문에 보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연장을 찾음으로써 에너지를 전달 받는다,

인간의 몸으로 감정을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좋다, 일상 탈출을 맛볼 수 있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김용걸씨는 일본에선 발레가 굉장히 대중화 되어 있으며 교습소도 많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도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 구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하셨다

 

여기까지 진행되는 동안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하고, 공감을 하기도 했다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수준이었기에, 이 때까지는 평온한 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나자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반론이 삐질삐질 새어 나와 머리를 가득 채워 버렸다

 

문제의 마지막 질문은 본인의 뒤쪽에 앉으신 여성분께서 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와 같이 일본의 예를 들며 발레의 대중화를 바란다는 김용걸씨의 말씀에

발레 공연은 타 공연과 비교해서 가격이 부담스러운 편인데

공연을 소규모로 하는 등으로 문턱을 낮추는 시도를 해 볼 계획이 있는지,

공연 자체도 어렵단 인식이 강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셨다

이에 김용걸씨께서는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는 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덜 부담스럽다며

공연장 질을 낮춰 가격을 낮추는 건 힘들다는 식의 설명을 하셨다

유럽의 경우 발레 공연 등에 투자를 할 때 손해를 볼 각오를 하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설명 후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문화 수준을 높여 공연장을 찾는 문화를 형성하면 될 것이고,

그를 위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셨다

 

아마 이번이 발레와 연관된 첫 자리였다면 이렇게 까지 궁시렁 거리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답변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일응 타당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레의 대중화를 바란다며 자기 극단 소속 무용수들을 데리고 음향 시설도 좋지 못한 대학로 소극장에서

땀에 흠뻑 젖어 작은 무대를 종횡무진 휘저어 대고, 말미엔 옹헤야에 악어떼 음악에까지 맞춰 춤을 춰 주신

이원국씨의 열정적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탓에 ([文化 우와] - {공연} 이원국의 발레 콘서트 - 사랑의 세레나데)

우리 나라의 문화 수준 운운하며

미흡한 시설로 인한 부담을 감수하고 대중에게 먼저 다가가기 보다는

공연 연습만 하며 대중들이 극장을 많이 찾게 되는 날이 오길 기다리겠다는 말이 좋게만 들리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강의도 하신다니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과 함께 작은 공연을 해 볼 의향도 있다고 하셨으면 좋았을텐데..

덕분에 이원국씨께서 매주 월요일 대학로 작은 소극장에서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왕 딴지 건 김에 하나만 더

우리 나라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극장이 휑해 진다며,

유럽의 경우 어려운 현실을 잊기 위해 오히려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는다고 하셨다

물론 유럽의 발레는 우리의 그 것과 비교해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어쨌든 이 부분을 우리 나라의 문화 수준이 높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로 들어 주셨는데

꼭 발레 공연을 즐겨야만 국민들의 문화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는걸까?

가만 보면, 마당놀이를 많이 보러 가지 않는다고, 판소리 공연을 보지 않는다고

국민의 문화 수준을 들먹이진 않더라

왜 문화 수준의 지표는 서양의 공연으로만 삼는 걸까?

게다가 음악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예술은 취향에 좌우되는 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공연이 좋다, 나쁘다는 어떤 획일적인 기준으로 재단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발레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문화 수준이 낮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그 사람에게 맞는 장르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전 국민의 문화 수준을 논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싶다

 

행사 시간이 짧게 잡혀 있었던 터라 충분한 이야기를 듣지 못해 본인이 곡해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듣는 내내 갸웃 갸웃 답답했던 터라, 이렇게라도 머리속에 가득차 넘실대던 것들을 조금 털어 본다

뭔가 더 잔뜩 있었는데, 적어 내려가다 보니 스르륵 사그라드는 것 같다

덕분에 머리가 가벼워졌다

근데 어쩌다보니 발레라는 장르에 대한 내용보다는 사회학적이랄까? 인문학적이랄까?

암튼 예술과는 동떨어진 논점으로 주절주절 떠들어댄 기분이다 ^^;

 

짧은 시간이었지만, 발레에 대해 그리고 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행사 자리에서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지만

평소에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대단한 사람들을 보고, 자극도 좀 받고, 생각도 하고, 새로운 것들도 배우고, 또 느끼고..

딴지를 좀 걸긴 했지만, 본인에게 있어 값진 시간이었다

 

끝으로 직접 블로그에 찾아 오셔서 초청해 주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고 왔어요

실력과 열정을 갖추고 계신 무용수 분들이 열심히 준비해서 잘 만들어진 무대에서 하는 공연이니만큼 

공연은 틀림없이 성황리에 진행되리라 믿어요 ^^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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