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동안 넷플릭스에 4화까지 공개된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를 봤는데, 마침 가본 적이 있는 생면파스타집 사장님이 상당히 개성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시기에 모처럼 하드를 털어봤다.
3년 전 여름. 생면파스타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할까 말까 하던 태동기 즈음이었다. 당시엔 홍대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던 비아 톨레도. 초대장처럼 밀랍으로 봉인한 메뉴판이 인상적이었다.
PASTA FETTUCINE CON BISQUE DI GAMBERI ROSSI 새우 비스큐 페투치네 & 안키모(아귀간) 25,000원 + Risotto alla milanese con ossobuco 사프란 리조토와 오소부코 34,000원 + BEER PERONI NASTRO AZZURO PALE LAGER 5.1% bot 8,000원 + VILLA ANTINORI CHIANTI CLASSICO RISERVA 2015 D.O.C.G 산지오베제 100% TOSCANA-CHIANTI-CHIANTI CLASSICO 체리, 오크, 바닐라, 라즈베리, 가죽 glass 11,000원 + GRACI ETNA BIANCO 2018 D.O.C 카리칸테 70%, 카라또 30% SICILIA-ETNA 미네랄, 허니, 서양배, 시트러스, 열대과일 glass 12,000원
오픈 초기라 그런지 냉방도 애매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려서 꽤나 힘겨운 식사였다. 손이 많이 가고 공이 많이 들었다는 건 인정.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뚝뚝 끊어지는 느낌의 생면보다는 단단하고 탄력 있는 건면을 선호하는 편. 리조또의 익힘은 좋았다. 여러 해가 지나다 보니 기억나는 건 이 정도.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음식 맛이지만, 서비스나 환경적인 부분도 무시할 순 없다. 덥고 불편해서 더 애매하게 느꼈나 싶어 "날이 선선해지면 다시 찾아보자" 했지만, 어느샌가 비아톨레도도 "예약이 빡센 생면파스타집" 반열에 올라버렸다. 소위 잘 나가는 가게의 생면 파스타들은 일반 파스타 가격의 곱절은 너끈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약 전쟁마저 치열하다. 수강신청이나 유명 공연 티켓팅 못지않다. 개인적으로 생면파스타란 음식에 그 정도의 수고와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다 보니 '그렇게까지?'싶어 찾지 않게 된다. 식당에 줄 서는 거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이 이런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조회수가 많을 줄 몰랐는데, 확실히 흑백요리사가 잘 되고 있는 모양 ㅋ 너무 오래된 정보들이라 최신 정보 간단 정리를 덧붙여 보자면, 비아톨레도는 현재 서울 남영역 인근에서 "비아 톨레도 파스타바"라는 상호로 인당 89,000원짜리 코스 메뉴로만 영업 중이며 예약은 캐치테이블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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