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식당 - 하몽 샐러드와 크로켓 + 뿔뽀 아 라 플란차 + 먹물 빠에야 + 감바스 + 베렌헤나스 꼰 케소 + 엘 올리보 ★콜키지 프리
광교 카페거리에 위치한 스페인 음식점, 세비야식당.
수원법원종합청사 근처 법조타운에도 있지만, 여기가 본점이다.

평일엔 가본 적 없고 보통 주말에 찾는데, 가족 외식으로 많이들 찾는 분위기. 차가 많아서 가게 외관 사진이 마음에 들게 찍히지 않는다.


입구는 왼쪽.


내부는 이런 분위기.

방문했던 두 번 모두 창가에 앉았다.
확실히 기본적인 소주와 맥주가 아닌 이상 식당에서 주류가 차지하는 가격은 음식값 대비 비싸게 느껴진다. 특히 주류 등 병음료는 그냥 갖다 주기만 하는데 몇 곱절이나 비싸지는 게 탐탁지 않다. 가게에서 꺼내준다고 더 맛있을 리 만무하니까. 그래서 콜키지프리인 식당을 찾곤 하는데, 수원엔 콜키지 프리인 식당이 잘 없다. 구워 먹는 고깃집이 아닌 품목에선 더더욱. 그래서 개인적으로 스페인 음식을 특별히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세비야 식당을 종종 떠올리게 된다. 병수 제한도 없는 콜키지프리라니...

그래서 벼르고 벼르다 선물 받은 와인을 들고 처음 방문했었다. 정확히 말하면 와인이라기엔 애매하지만.. 내변산양조장의 부안참뽕와인.



귀엽다기보단 찬찬이 보면... 어딘가 좀 그런 참뽕이를 그려 넣은 지역 특산품. 달달하니 맛있었다. 단 술을 즐기는 편이라 평균적으로 시큼털털한 와인보다 입에 더 잘 맞았다.

이땐 아이스버킷도 그냥 가져다줬었는데, 지금은 5천 원을 받는다는 듯했다.

막 배가 고픈 건 아니라 나름 소소하게 주안상을 구성했다.

엘 올리보(12ea) 5,000원
에누리 없이 그린 여섯, 블랙 여섯. 게다가 씨알도 잘아. (T^T) 통통한 올리브를 서비스로 주던 뽀르께노의 혜자스러움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2022.07.17 - [食食 얌냠] - ¿POR QUE NO? 뽀르께노 스페니쉬 타파스바 - 클래식 초리소 라자냐 + 끄로께따 4종 + 타파스 / 레드와인 : 라야 + 글래스와인 : 세그라도 토니 포트 10년 + 칵테일 : 깔리모초
https://noondd.tistory.com/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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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홍대에 있던 뽀르께노 스페니쉬 타파스바는 영업을 종료했고, 현재는 본점인 성북구 매장과 카페앤펍인 사당동 매장만 남아있는 상태. 홍대 매장도 장사가 잘 되는 듯 보였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하몽 샐러드(엔살라다 데 하몽) 스페인 하몽과 스페인 만체고 치즈에 레몬드레싱을 곁들인 하몽 샐러드 17,000원
만원 중반대면 비싸다 싶었지만, 척척 올라간 하몽을 보고 납득했던 하몽 샐러드. 지금도 이렇게 나올진 잘 모르겠지만, 당시엔 만족.


하몽 크로켓 하몽과 파프리카가 들어간 부드러운 스페인식 크로켓. 당시 16,000원, 현재 18,000원
하몽 끄로께따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하몽을 빼고 더 싸게 팔면 안 되는 걸까? 오히려 맛이 진한 베이컨을 넣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크로켓은 맛없없이지.

가지요리(베렌헤나스 꼰 케소) 치즈와 토마토 소스를 올린 구운 가지요리 16,000원
가지는 튀겨야 먹을만하다. 나는 그렇다.

그간 콜키지프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졌는지, 안내 사항이 구구절절해졌다. 여전히 병수 제한 없이 콜키지프리지만 주종은 와인과 위스키에 한정이고, 위스키를 다른 잔에 마시지 말라 했고, 잔 교체 비용은 5천 원, 칠링을 위한 바스켓도 5천 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단다.



이번에 함께한 와인은 나헤 리슬링 2022. 단맛이 적고 과실향이 좋은 깔끔한 스타일이다.



돼지군 최고의 대만여행 기념품 위스키 바이알. 공병까지 살뜰하게 챙겨서 집에 있는 위스키를 소분해 다니고는 한다.

잔교체 잔당 5,000원
와인을 비우고 잔을 바꿔 돼지군이 집에서 가져온 위스키 이것저것을 함께 맛봤다. 참고로 오크 처돌이인 나는 버번을 선호한다. 바닐라랑 오크 빼면 위스키 왜 마심 ㅋ

세비야 [시그니처] Set 2인 - 샐러드 택1 + 하몽크로켓 2개 + 가지요리 or 미니감바스 택1 + 문어 2인 빠에야 택1. 80,000원
이번에 함께했던 세트 메뉴. 스페인 요리 중 유명한 게 문어 요린데, 둘이서 문어 하나만 먹기엔 너무 아쉬우니까 이것저것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샐러드 - 하몽샐러드(+3,000원) 2022년에 주문했던 단품에 비해 소박해진 하몽의 비율. 원래 하몽 추가하는 게 3천 원이니까 세트에 포함이라 적은 것 같진 않고, 그냥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하몽 양을 줄인 모양. 이 정돈 줄 알았으면 그냥 샐러드로 먹었을 수도.

타파스 - 미니 감바스 마늘과 고추로 향을 낸 올리브오일에 새우를 익혀낸 냄비 요리
스페인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감바스 알 아히요. 미니라는데, 둘이 먹기에 아쉽지 않았다. 본품은 지겨울 지도?


그냥도 먹지만, 빵에 얹어 먹는 게 맛도 좋고, 뭔가 더 타파스스럽달까? 매콤한 기운이 있는 마늘기름에 그냥 빵만 찍어 먹어도 맛있다.


하몽 크로켓 2ea
분명 대단한 맛이 아닌데, 크로켓도, 아란치니도, 눈에 보이면 먹고 싶다. 금방 튀겨낸 볼이 맛이 없겠냐고.


먹물 빠에야 새우와 오징어를 오징어먹물에 넣어 맛을 낸 빠에야.
이랑 입에 묻어서 보기엔 안 좋지만 먹물이 든 빠에야도 기본은 하는 메뉴 아닌가 싶다. 토마토보다 훨씬 안전한 편.


문어 오븐구이(뿔뽀 아 라 플란차) 마리네이드 되어있는 문어를 그릴에 구워 낸 문어 요리
누군가 문어가 맛있었다고 했는데, 세트 구성 중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뽀르께노에서 먹어본 바에 의하면 겉은 바삭한 느낌이 들면서 고소하고, 안은 부드러운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식감부터 애매했다. 언젠가 한 번은 먹어봤을 테니 이렇게 먹은 게 다행이긴 하다.
요리가 너무 맛있다기보다는, 적당한 음식을 내가 원하는 와인이나 위스키와 마음 편하게 페어링 해서 먹는 재미가 있는 집. 이렇게 세트를 먹어봤으니, 다음엔 단품 두세 가지 정도 시켜서 먹어보면 될 것 같다. 꿀대구도 대표메뉴라고 되어 있던데, 거기선 설욕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