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나 내용은 커녕, 장르조차도 알지 못하던 책. 그저 표지와 제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날 뿐이다
난 이상하게, 이거랑 좀머씨 이야기랑 같이 떠오르더라 (이유 없음)
제목만 보고 막연하게 소설이겠거니 했는데, 모리씨에 대한 인물 소개가 쓰여 있는 게 아닌가?!
인물 소개에서 가장 눈에 들어 왔던 건 명민씨께서 도전 중이신 '루게릭 병'이었다
덕분에 이 책에 대한 관심도 두 배 상승
한글 제목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원제목인 투스데이즈 위드 모리보다 한글 제목이 느낌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책은 앞쪽에 글쓴이랑 쇄수 등등이 쓰여 있었다
그 옆엔 동생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책을 읽기 전 인물 소개를 봤을 때만 해도
누군가 엄청 아프고 고생하는 이야긴나 잔잔한 이야기엔 취미가 없어서 좀 걱정이 앞섰다
모리씨는 저자인 미치 앨봄의 대학교 교수였다. 책은 저자의 대학교 졸업식에서 시작된다
이미 모리씨가 불치병에 걸려 아파하다가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덕에
괴짜스럽고 인간 냄새 물씬 나는 모리 교수의 묘사가 어쩐지 서글펐다
이 글의 관전 포인트는 사제간의 정과 삶에 대해 갖아야할 사람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내게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주부선생님(?)으로부터 그룸과외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나름 인생얘기(?)도 하고 했던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선 사정상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본인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아 주셨다
고등학교 졸업여행 중에 전해 온 본인의 수시 합격 소식에
기쁨에 얼굴까지 붉히시며 조금은 수줍게 술을 권하시던 담임 선생님의 모습도 생생하다
본인도 모르게 본인을 눈여겨 봐 주신 분도 계셨다
별로 나서는 성격이 아닌지라 담임 선생님 외의 분들은 날 모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가서 알게 되었던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국어 선생님이 내 얘길 한 적이 있다는 말에
감사하기도 하고, 좀 죄송스럽기도 했었다
하지만 살가움과는 백만광년 떨어진 종자인지라 다시 찾아 뵙거나 연락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지만, 이제 와서 되돌리기도 그런 일들 중 하나
일종의 대리만족이었을까? 모리교수님과 저자의 만남이 괜히 뿌듯했다. 굉장히 부럽기도 했고
모리 교수님과 저자의 수업은 죽음이나 가족 등에 대한 대화(그들은 이를 수업이라 칭했다)를 통해
성공만이 인생의 목표는 될 수 없다는 점과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현재를 바라보는 법과 받아들이는 법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리 교수님은 죽음을 앞둔 자신보다도 불행하다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았고
그들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이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기뻐 하면서도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소위 성공했다고 칭할 수 있는 저자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치부하는 서술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바삐 일하고 열심히 살아 온 시간을 후회만 하는 저자의 모습엔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목적이나 신념 없이 살아왔던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그 세월을 부끄러워 해야할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참 얇은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훈훈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내가 무언가를 손에 쥐게 되었을 즈음에 다시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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