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풀 꺾인 듯도 하지만, 아직도 성업 중인 베이글집들. 성수동에도 유명한 곳이 있다기에 들러봤던 코끼리베이글.
당연히 첫 방문은 본점이었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막 줄 서고 그런댔는데 한산한 모습이라 '어정쩡한 시간엔 널럴하구나' 싶었는데, 가게에 들어가 휑한 쟁반들을 보자 그 이유가 가늠이 됐다. 평범하게 잘 팔릴 것 같은 베이글들은 이미 매진 상태. 샌드위치가 괜찮아 보였지만,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라 디저트 느낌이 나는 편이 나을 것 같았고, 크림이 산더미처럼 든 베이글을 집어 들었다.
Cream Cheese 生 cream 크림치즈 생크림 5,600원. 빵보다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는 크림에 홀려서 사봤는데, 같은 자리에서 먹은 진켈란젤로 치즈케이크의 임팩트 탓이었는지, 별다른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먹기 불편했단 기억만 (° -°)
그렇게 코끼리베이글에 대한 감상이 희미해질 즈음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코끼리베이글 3호점을 찾았다.
매장도 큼직하고, 너낌 있는 스타일. 취식 공간도 제법 있어서 다음엔 식사를 해결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전에 본점에 갔을 때완 달리 다양한 베이글들이 그득그득 쌓여 있었지만, 꽤나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인은 안 된다고 했다. 솔드아웃 스티커는 붙어 있지 않았는데... 기다리면 채워졌을까?
CivesBagel 부추 베이글 3,500원, Bacon Redpepper 베이컨 레드페퍼 3,500원. 사진은 없지만 난 이 두 가지를 골라와서 다음날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었는데, 상당히 기름진 스타일이었다. 종이봉투에서 꺼냈을 땐 흐물흐물 힘없이 처졌는데, 3분 정도 데웠더니 단단해졌다. 베이글 모양을 하고 있긴 했지만, 부추 베이글은 부추전 같았고, 베이컨 레드페퍼는 스폰티니나 포카치아델라스트라다가 떠올랐다. 맛이 있냐 없냐 묻는다면 맛이 있긴 한데, 이게 베이글이 맞나? 어딘지 뚱카롱 같은 느낌. 이런 경우들을 겪고 나니 런던베이글뮤지엄도 베이글 모양의 또 다른 무언가를 파는 건 아닐까 싶어 이제와 새삼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그 웨이팅을 견디고 먹고 싶진 않지만 (; ̄ー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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