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떡 두 팩을 주문했을 뿐인데, 거대한 스티로폼 박스가 도착했다. 이렇게까지 클 일인가?
2024 찰떡같이 붙어라 수능 찹쌀떡 선물세트 360g 11,000원
우유 : 부드러운 우유 크림과 크림치즈를 넣고 카스텔라 가루를 뿌린 찹쌀떡
고구마 : 달달한 고구마 필링을 넣고 자색 고구마 카스텔라 가루를 뿌린 찹쌀떡
초코 : 코코아 파우더, 초코시럽이 첨가된 크림을 넣고 코코아 카스텔라 가루를 뿌린 찹쌀떡
우유와 고구마, 초코 찹쌀떡이 각 3개씩, 총 9개의 크림 찹쌀떡으로 구성된 수능 응원용 찹쌀떡 세트. 떡 안에 든 게 크림이다 보니 기본이 냉동 보관이고, 먹을 때마다 먹을 만큼만 꺼내 먹으라 한다. 제품 특성상 얼린다고 엄청 딱딱하게 꽝꽝 얼진 않아서, 덜 녹은 상태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먹는 게 더 맛있었다. 처음 먹을 때 카스테라 경단 같더라니, 실제로 마무리를 카스테라 가루로 했단다. 초코는 크림에 시럽을 넣은 거라 좀 애매했다. 고구마는 고구마맛이 은은하게 났고, 확실히 완성도는 우유가 가장 높더라. 여러 가지 섞인 게 사고 싶어 이 상품을 샀지만, 한 가지만 사야 한다면 우유 찹쌀떡을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딸기도 괜찮을 지도?
수능 응원 상품답게 "수능떡상" 부적도 귀염뽀짝하게 들어있다. 이제는 진짜 까마득한 수능이지만, 아직까지도 그 단어에서 느껴지는 갑갑함이 있다. 시절이 변했다곤 해도, 긴 시간의 노력이 단 하루에 판가름 난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자비롭진 않다 해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게 공평이었고, 그 시절이 그립다지만, 그건 그 시기를 훌쩍 지나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그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당사자에겐 와닿을 리 만무하다. 학창 시절 "수능 점수가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그 과정을 해내는 것"이라 말씀하시던 선생님이 계셨다. 어차피 고득점을 하는 학생은 소수일 수밖에 없고, 길고 힘겨운 과정을 중도 포기 없이 잘 따라온 것만으로도 인정받을만하다는 취지였다. 사람에겐 저마다의 길과 목표가 있을 수 있으니 완벽하게 옳은 이야기라 할 순 없겠지만, 전혀 틀린 소리만도 아니다. 힘에 부친다고 중간에 놓아버리고 외면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끝까지 노력하고 결과를 마주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난 커다란 시험에서 비록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 그저 운 좋게 높은 점수 한 번 맞는 것보다 훨씬 값진 걸 얻을지도 모를 일이다. 해서 나는 "그동안 충분히 고생했고, 지금껏 준비한 만큼만, 할 수 있는 한 후련하게 쏟아내고 나오라"는 얘길 해주고 싶다. 듣는 입장에선 이 마저도 부담이 될 시기란 생각에 실제론 오다 주웠다 포스로 무심한 척 찹쌀떡 박스를 건넬 뿐이겠지만...
쓸데없이 말이 길었지만, 어쨌든 수험생들 화이팅!! 내일 시험장 나와서 씐나게 놀자! ☆⌒(≧▽° ) 난 일단 한 시간 더 잘게. 모두들 야무진 밤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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