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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통닭 - 통닭 + 생맥주 + 테라 + 음료수

食食 얌냠

by 눈뜨 2023. 3.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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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맛집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왔던 시골통닭. 전국 어디에나 시장도 있고, 통닭도 흔한데, 유독 부여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특이하긴 했다.

역시나 부영중앙시장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시골통닭. 하지만 가게 외양은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거대해. 흔히 떠올리는 시골통닭이 아니다. 수원 통닭거리 치킨집들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을 규모. 숙소에서 멀지 않아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할 요량으로 들렀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뭔 통닭집에 손님이 이렇게 한가득이랴;;;;

결국 살짝 웨이팅을 해야 했다. 갖은 웨이팅에 단련이 된 몸이지만, 불의타에 체력 고갈. 딱히 다른 곳을 찾을 기력도 없어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신뢰의 상징, 백 선생님이 따봉을 하고 계신 스크린샷이 자랑스럽게 걸린 테이블 자리를 안내받았다. 여기도 3대 천왕 나왔구나. 대전 정식당에 이어 두 번째 지방 삼대천왕 출연 식당 방문인가?
2018.08.16 - [食食 얌냠] - 정식당 2호점 - 닭볶음탕 小 + 공기밥

정식당 2호점 - 닭볶음탕 小 + 공기밥

위치정보 카페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 닭고기 파는 식당 벽에 닭을 의인화 한 그림을 잔뜩 그려 놓은 모습이 어쩐지 섬찟해서 멈춰 선 거였는데, 범상치 않은 분위기와 더불어 "본점"이라

noondd.tistory.com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닭집이네.

자리엔 물을 마실 종이컵과 소주를 마실 소주잔이 잔뜩 쌓여 있었다. 참이슬, 처음처럼, 진로가 아니라 린21. 통닭에 소주를 마실 건 아니라 쓸 일은 없었다. 냄비삼계탕이라도 하나 시켰으면 도전해 봤을지도 ㅎㅎ 찾아보니 보리소주라는데, 맛이 괜찮나?

옛날 집 느낌 팍팍 나는 반질반질 나무 벽재와 천장. 거대한 분홍색 꽃이 그려진 시트지를 여기저기 발라 놓은 것도 시강이다. 안쪽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해서 창을 통해 밖으로 전달한 뒤 각 손님에게 가져다주는 시스템. 이미 지쳐있었던 탓인지, 자리를 안내받기까지 기다린 시간이 있어서였는지, 식당이 굉장히 소란스러워 정신이 없어선지... 엄청 오래 걸린 기분이었는데 사진을 보니 음식이 나오기까진 30분도 안 걸린 모양이다.

메뉴는 의외로 다양했다. 통닭과 파닭, 모래주머니까진 그러려니 했고, 기름이 있으니 인삼도 같이 튀길 수 있다 생각했는데, 삼계탕에 닭계장, 닭죽, 닭볶음탕까지 팔더라. 원래 잘 되는 집은 메뉴가 간단하다 했는데, 이상했다. 그런데 왠지 로컬일 것 같은 옆 자리 손님들이 먹고 있는 냄비삼계탕이 꽤나 그럴싸해 보였다. 대기 없이 쉽게 먹을 수 있다면 냄비삼계탕에 소주 한잔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는데, 결국 못 해봤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통닭 대신 삼계탕을 먹을 순 없는 노릇이다. 시간도 기회도 한정적인 여행객의 비애.
메뉴판 아래에는 원산지표시판도 있었다. 닭고기를 비롯해서 야채들도 국내산을 쓴다는데, 인삼튀김의 인삼은 특별히 금산이라고 지명까지 표시해 뒀더라. 

생맥주 500cc 4,000원
척 봐도 완전 시원해 보이는 생맥주가 오백에 4천 원. 두 잔 마셔도 8천 원!

음료수 2,000원. 코카콜라
보증금 100원 문구가 병목에 박혀있는 병콜라. 보기보다 양이 적어 항상 아쉽다. 기름진 음식과 함께면 콜라가 콸콸 들어간다. 오백도 거뜬한데 ㅋ

기본 반찬. 양배추채 샐러드와 치킨무, 오이절임. 소스로는 고춧가루가 섞인 조미소금과 치킨양념.

인고의 시간 끝에 통닭 등장. 

통닭 17,000원
통닭이란 이름에 걸맞게 통으로 나온다. 알아서 잘라먹으라고 가위를 깔고.
처음 이 식당을 검색해서 찾아냈을 때만 하더라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몇 해 전 지인들과 공주 부여 여행을 가서 유명하다며 사가지고 온 통닭을 함께 나눠먹던 게 떠올라 하드를 털어봤다.

저기 해 집어져 있는 게 바로 시골통닭이었던 것.

사진으로 보니 바삭하게 잘 튀긴 것 같아 보이긴 한다만, 이 날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음식을 차려놓고 처음에 다 함께 맛을 보고는, 야외에서 구운 고기가 익고부터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맛도 기억이 나질 않는 걸 보면 별 특이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식당에서 바로 받아본 시골통닭의 통닭은 얇지만 단단할 정도로 바삭한 튀김옷이 눈으로만 보기에도 인상적이었다.

바삭한 과자와 닭고기를 같이 먹는 듯했고, 촉촉한 살과 식감도, 맛도 잘 어울렸다. 일반적으로 먹는 통닭에 비해 닭 사이즈도 큰 편인 것 같다. 

테라 4,000원
결국 추가되고 만 맥주 ㅋㅋ

소란스럽고 정신없긴 했지만, 지금껏 먹어본 통닭 중 가장 맛있었다. 통닭이란 게 특별히 맛있을 수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또 된다는 게 신기하다. 시골통닭은 포장 말고 꼭 매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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