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모바일 앱으로 올린 짤막한 식당 리뷰를 끝으로 블로그를 방치했다.
도메인은 이미 몇 년 치를 구매해 둔 상태였음에도 '쓸데없는 데 돈을 쓴 거 아닌가? 링크 걸어둔 게 연결이 되든, 말든 앞으론 그냥 티스토리에서 받은 주소만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고는 했다.
입사할 때 취미가 사진 찍기, 특기가 기록이라 했는데, 사진기는 손에서 놓은 지 오래고, 좋아하던 다이어리질조차 작년엔 별로 하지 않았다. 일적으로도 힘겨웠고,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는 한 해긴 했지만, 비단 그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했던 건 2008년이었다. 솔직히 이런 걸 하는 게 맞는 시기는 아니었다.
재밌었지만 힘들었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데, 그런 취미를 하는 게 바람직한 신분은 아니었다.
즐거웠지만 마음 한켠엔 죄의식 같은 게 있었고, 떳떳한 신분이 되면 더 신나게 블로그 생활을 할 수 있지 싶었다.
흐른 세월이 10년을 훌쩍 넘다 보니 폰카로도 그럴싸한 사진을 남길 수 있게 되었고, 더욱 손쉽게 업로드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지만, 어쩐지 포스팅 욕구는 전과 같지 않아 졌다. 수험생은 청소도 즐겁고, 신문마저 재밌다고, 해야만 하는 일을 안 한다는 게 오히려 커다란 쾌감을 줬던 요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환경이 바뀐 덕도 있지만, 역대급 업무량을 자랑하는 부서에서 한 달 반 구르고 나니 블로그를 다시 열어보고 싶어졌다.
얼마나 각 잡고 할진 모르겠지만, 사진은 여전히 숨쉬듯 찍어대니 소스는 차고 넘치니까 하고 싶은 거 위주로 시작해봐야겠다.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티스토리 계정이 휴면계정이 되어 있었고, 사이트도 애플리케이션도 싹 달라져 있어 조금 당황했다.
글을 쓰는 페이지는 새하얀 게 어딘지 밋밋해졌고, 하단엔 해시태그가 생겼다. 포스트 본문에 표시되는 형식은 전과 같지만, 왠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태그를 달아야만 할 것 같은 기분. 이참에 태그도 부담 없이 가볍게 달아볼까 싶기도 하다.
PC버전과 모바일, 두 채널을 어떻게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진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도메인 부분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고.
스킨은 마침 봄이니 그대로 두고, 일단 시작해 보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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