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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우산 실종 사건

雜談 주절/日常 살이

by 눈뜨 2010. 6. 1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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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첫 경기가 있던 토요일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그래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서실 앞에 우산을 펼쳐 놓고 공부를 하러 들어 갔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와 봤는데, 내 우산이 보이질 않는 게 아닌가?!

이렇게 우산이 많은데, 예쁘지도 비싸지도 않은 내 우산만 쏠랑 훔쳐갔을 리는 만무하고

유력한 경우의 수는

‘맨 앞에 보이는 우산 주인이 실수로 집어 갔다’

전에도 저 우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처음 보고 내꺼랑 색이 같은 줄 알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세히 봤더니 같지는 않았다

본인의 우산은 손잡이는 자주색이고, 선은 아이보리색(첫 사진 화살표처럼)인데 반해

이 우산은 손잡이와 아래 선, 우산 안감 부분이 은색이다. 손잡이 형태도 좀 다르고..

 

오늘 아침에도 우산을 펼치며

‘헷갈려서 바꿔 갈 수도 있겠는데? ... 위치도 다른데 그럴 리는 없겠지’

라는 생각을 해댔었는데,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

 

실수로 들고 나갔다면 시간상 아무래도 점심 식사를 하러 갔을 것 같은데

누군지도 모르고, 약속이 있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처지라

어떻게 해야할지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다

한동안의 고민 끝에 선택한 방법은 노란 포스트 잍 신공!!

우산을 가져 가고 포스트 잍만 붙여 놓던지, 그냥 우산을 가져 가라는 충고도 있었지만

이 사람이 가져갔다는 것도 분명치 않고, 그렇다 해도 남의 물건을 들고 간다는 게 영 찝찝해서

그냥 우산에 포스트 잍만 하나 붙여 놓고 돌아섰다

 

‘연락이 오면 수위실에라도 맡겨놔 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내 기다렸지만

결국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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