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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상하이 찻집 논현점 - 중국 청차(우롱차) : 대홍포 + 중국 홍차 : 정산소종 + 일월담 밀크티(대만)

茶室 찻집

by 눈뜨 2025. 6. 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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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 변덕스럽고 요상한 날씨가 이어지던 5월의 어느 토요일, 따뜻한 차 한잔을 위해 찻집을 찾았다. 중국 차를 판다 했는데, 간판만 보면 미용실? 그래도 창 너머를 가만히 보니 찻집이 맞긴 한 모양.

논현점이지만 논현역보다는 학동역에 가깝다.

찻집이라지만 차를 마시는 공간보다는 차나 관련용품 판매 및 교육과정 운영이 메인인 것 같았다. 공간 자체가 좁지 않고, 테이블도 크긴 했지만, 차를 내려먹으려면 도구들이 필요한데 그걸 테이블당 한 팀만 사용할 수 있다 보니, 홀은 네 팀까지만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혼자 와서 테이블을 쓰는 손님이 둘이나 있어서 반이 그렇게 채워져 버렸고,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손님이 많진 않겠구나 싶더라.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면 헛걸음하기 십상일 듯.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엔 여유로운 편이었는데, 나중에 온 어떤 커플은 창가에 한참을 앉아 자리가 나길 기다리기도 하더라.

가게 내부는 요모조모 낯선 풍경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창가에 있는 나무 조각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뜬금없이 장식품을 팔 리는 없고, 대체 뭔가 하고 찾아보니 차칼이란다. 그건 또 뭐여? 차 봉투를 뜯는 용돈가 했더니, 보이차처럼 깨어내 먹는 차에 사용하는 도구라는 듯했다. 역시 미지의 세계. 각양각색의 차도 한가득이었다.

메뉴판엔 가게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있고, 마실 수 있는 차들 목록이 이어진다. 간혹 들어본 것도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훨씬 많았다. 사장님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셨는지 옆에 오셔서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기본 세팅은 이런 모양. 차를 우릴 때 컵처럼 생긴 개완을 사용할지, 작은 주전자를 사용할지 먼저 고르라고 하셨는데, 개완이 향을 맡기엔 더 좋다고 하셨다. 처음에 뜨거운 물로 잔을 데우고, 집게를 사용해 잔을 집어 각자 앞에 갖다 둔다. 찻잎을 개완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뚜껑을 어슷 닫아 찻잎이 흐르지 않게 거름망을 유리 주전자에 올리고 따라낸다. 그걸 각자 잔에 따라서 마시기를 반복. 잔을 데운 물을 나무 판에 따라 버리는데, 그냥 상에 물을 부어버리는 것 같아 이상했다.

가장 신기했던 장비는 화수분 주전자. 온도도 유지되고, 일정 수위 아래로 떨어지면 계속 물이 채워진다. 끝도 없이 차를 마실 수 있겠어. 물론 물통 물이 떨어지면 끝이겠지만... f(^ー^; 처음엔 아래쪽 물통을 보지 못해서 진짜 마술 같았다. 여튼 계속 찻물을 부탁드리지 않아도 되니 몸도 마음도 편안했다. 그나저나 올드한 꽃무늬를 보아하니 근자에 새로 생긴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신문물이 대체 언제부터 쓰인 거냐? ( ・◇・)?뭔가 전통 끝판왕인 것 같은 다도에 곁들여진 현대 기술이 편리하지만, 묘하게 이질적이었다. 디자인만 살짝 손보면 커피용품으로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있으려나?

중국 청차(우롱차) - 중국 민북차구 - 대홍포 8,000원 묵직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홍포는 순종 대홍포가 아닌 대부분 적게는 3~4가지, 많게는 10가지가 넘는 무이암차 품종을 병배해서 만들고 있어서 집집마다 맛과 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만에서 마신 우롱차는 초록초록 해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수색이 완전 다르다. 대만 우롱차도 종류마다 다르겠지? 괜찮았지만, 조금은 어려웠다. 계속 우려먹긴 하는데, 언제까지 먹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ー`A;)

어쨌든 열심히 한참을 우려먹고 나서 다른 차를 주문했더니 다 쓴 찻잎을 덜어놓은 접시를 가져다주셨다. 이렇게 담아 놓으니 뭔가 나물 반찬 비주얼. 참기름이나 들기름 해서 조물조물 무쳐야 할 것 같아. ლ( ╹◡╹ ლ)  

두 번째 차는 취향에 맞을 게 보다 확실한 홍차 카테고리 중에서 먹어보기로 했다. 설명을 찬찬히 듣고 가장 대중적이고 기본적이라는 정산소종을 마셔보기로 결정!

홍차 - 중국 - 정산소종 8,000원 정산소종은 중국 복건성 무이산 동목촌 지역에서 생산되며 랍상소우총이라고 불리웁니다. 세계최초의 홍차로 얼그레이 홍차 탄생에 일조(?)를 하였다고 하며 실제로 일부 회사의 얼그레이 블렌딩에 쓰이고 있습니다. 고운 정산소종은 부드러운 스모키향을 느낄 수 있으며 균형잡힌 순수한 단맛이 납니다.
어? 이거 내가 좋아하는 향이 난다?! 아주 오래전 학교 앞 홍찻집에서 먹었던 랍상소총은 다소 쿰쿰하니 영 이상했던 것 같은데... 뭐지?

2019년 10월  중국 샤먼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일정 중 토루 일일투어를 하다가 들른 차상점에서 찻잎 한 봉투를 구매했었다. 지금 보니 가게 이름은 燕子茗茶고, 구매한 상품 이름은 土楼红美人 토루홍미인. 80위안이었는데, 현재 환율 기준 3만 원 중반. 당시 환전을 빠듯하게 해 가서 이거 때문에 현금이 간당간당 했다. 그땐 지금처럼 외화통장에 넣어두고 CD기로 인출하던 시절이 아니라, 국내 은행에서 환전해 간 현금만 쓸 수 있었다. 일일투어 가이드 아저씨가 데리고 간 데서 충동구매하는 거니까 바가지 좀 쓰겠다 싶었지만, 맛이 마음에 쏙 들어서 속는 셈 치고 사봤다. 예나 지금이나 차 시세는 전혀 모르지만, 고소하고 달큼한 게 여전히 마음에 든다. 전에 먹어본 음식에서 비슷한 걸 찾자면 길거리에서 파는 얇게 채 썬 고구마튀김. 토루 차 상점에서 제품 설명을 하면서 밀크티를 만들어 먹어도 어울린다 했었는데, 완전 공감 가는 설명이었다. 그 이후로 비슷한 걸 찾지 못했는데, 강남 한복판에서 만날 줄이야... 찻잎 향을 맡다 보니 약간 초콜릿 뉘앙스도 느껴졌다.

이제는 슬슬 마무리할 시간. 차를 더 마시는 건 오버 같은데, 그냥 일어서긴 어쩐지 아쉬워 마지막으로 사들고 갈 걸 골라 보기로 했다.

차를 두 가지나 맛본 돼지군은 밀크티를 사가기로 했다.  밀크티가 괜찮다면 여름에 빙수 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밀크티 보틀 원액 500ml 10,000원, 정산소종 10g 8,000원.
- 일월담 밀크티 (대만) 국내 최초 직수입한 대만의 고급일월담홍차로 만듭니다. 달콤한 과일향과 은은한 민트향으로 유명한 홍옥 품종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라오상하이 찻집에서 마시는 찻잎은 기본이 5g인데, 찻잎 10g 판매가와 가격이 같다고 한다. 밀크티는 따뜻하게 마실 땐 서울우유, 차갑게 마실 땐 노브랜드 우유를 추천하신다고. 듣고 나니 다음에 갔을 때 간단하게 마실 생각이라면 사장님께서 직접 말아주시는 밀크티를 마셔볼지도 모르겠다. 우유를 디테일하게 달리 추천해 주시니, 괜히 더 믿음이 갔다. 동률로 섞어 먹으면 밀크티라기엔 농도가 묽은 편이란다. 카페라떼가 아니라 카페오레 느낌인 모양.
원래도 차를 잘 모르지만, 특히 중국 차를 판매하는 상점은 들어가기 부담스러운데,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차도 맛있는 집을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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