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유독 연휴가 많은 것 같은 2025년 상반기. 이번 황금연휴에도 딱히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수수하게 마무리해 보려다가 지난가을 대만여행 사진 폴더를 털어 제법 인상적이었던 식당 하나를 포스팅해 보기로 했다.
{놀이문화 ; 나들이} 대만 타이베이 여행 feat.지우펀 (2024.10.05.토~09.수)
{놀이문화 ; 나들이} 대만 타이베이 여행 feat.지우펀 (2024.10.05.토~09.수)
대만 여행을 결심했다.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 한글날 전에 이틀 휴가내서 4박 5일 일정. 하필 직전에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관통하는 바람에 여행 당일까지도 날씨를 종잡을 수 없었고, 다들
noondd.tistory.com
대만여행 3일 차 오전. 숙소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다 늦은 오후 즈음 지우펀에 가기로 했다.
원래 가려던 식당은 一甲子餐飲 일갑자찬음. 미슐랭 가이드에도 거듭 소개된 집으로 동파육 바오랑 덮밥, 어묵탕 등을 판매하는데, 유명한 집이라 그런지 이미 줄이 상당했다. 정신없는 분위기와 녹록지 않은 특유의 향도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고, 여행지에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건 어쩐지 아까워 망설임 없이 플랜 B를 찾아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C=C=\(;・_・)/ 아직 찾아 놓은 먹거리는 한가득이라 ㅋㅋ
부지런히 걸어서 도착한 臺北華西街夜市 화시지예 야시장. 밤에나 찾을 줄 알았던 야시장을 이렇게 훤한 시간에 마주할 줄은 몰랐다.
小王煮瓜 Wang’s Broth 왕스브로스 108 대만 Taipei City, Wanhua District, Huaxi St, 17之4號攤位153號
생각보다 많이 멀끔한 외양의 왕스브로스. 시장보다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안에 입점한 식당가에서나 볼 법한 인상이었다.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지도대로 가다 보니 쉽게 눈에 띄더라.
구글 지도에서 왕스브로스 위치 확인하기 ☞ https://maps.app.goo.gl/EtPp3dwNg8Pg4qP48
Wang’s Broth · 108 대만 Taipei City, Wanhua District, Huaxi St, 17之4號攤位153號
★★★★☆ · 대만 레스토랑
www.google.co.kr
왕스브로스 공식홈페이지 ☞ https://wangsbroth.com/
小王煮瓜|台北萬華西門町夜市小吃,必吃美食推薦
在2019年獲得米其林指南必比登推介的夜市小吃。米其林形容,小王煮瓜的黑金滷肉飯入口黏稠,甜而不膩。清湯瓜仔肉湯頭清香回甘,肉塊更保有嚼勁,兩道菜色正是老店的明星商品。
wangsbroth.com
왕스브로스도 2021년 미슐랭 빕구르망을 받았다는 듯. (((o(*゚∀゚*)o)))
內用白色 先填桌號 找位子坐 再付款 내부용 흰색. 먼저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세요. 좌석을 찾으세요. 다시 지불하세요
대충 아는 한자 조합해서 '안에서 먹을 때 저 하얀 걸 적어야겠구나.' 싶긴 했는데, 나름 이용방법에 대한 설명이었던 모양. 포장은 노란 종이에 적으라는 것 같다.
가게 앞 왼편엔 포토존도 있다. 옛날엔 이런 식으로 장사를 했나 보다. 저런 데서 받아다 먹으면 괜히 더 맛있는 기분일지도? ( ´ー`)
가게 입구에 비치된 주문서 한 장을 집어 들고 이미 먹기로 마음먹었던 음식들을 표시한 다음
식당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 하나를 잡고, 카운터에 주문서를 내고 결제하면 음식을 가져다주신다. 사진에서 직원 분이 열심히 담고 있는 건 우리 건 아니고 아마도 포장용인 듯. 결제는 라인페이도 가능했다. 대만에선 영수증 복권을 해서 QR코드가 박힌 영수증을 챙기는 게 좋다. 매월 추첨을 하는 모양인데, 누가 얼마나 당첨이 되는진 모르겠지만 혹시 또 모르니까. 되면 대만여행 또 가야 하나 했는데, 당연히 우린 이변 없이 모두 다 꽝이었다. 그럼 그렇지 ( ・_ゝ・)
간장 양념에 졸이는 메뉴들이 많다 보니 메뉴들이 나가는 동안 양념은 끊임없이 콸콸콸 리필됐다.
간장 소스가 주류라 그런지 묘하게 짜장 비주얼. 그냥 동네 중국집에 온 듯 언뜻 낯설지만은 않은 한상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그릇이 쁘띠하다는 정도?
小菜類 Side Dishes - 滷白菜 양배추 찜 Braised Cabbage 小 35원
양배추 찜이랬는데 상당히 기름진 뉘앙스. 그치만 딱히 불호는 없을 사이드였다. 나는 호. 감칠맛이 좋았다.
小菜類 Side Dishes - 油豆腐 튀긴 두부 Fried Tofu 小 15원 + 滷鴨蛋 오리알 Braised Duck Egg 20원
바삭한 걸 눅눅하게 만드는 취미는 없어놔서, 나 혼자선 안 시킬 메뉴. 알도 계란 빼곤 좋아하지 않는다.
湯類 Soup - 鮮魚湯 생선탕 Fresh Fish Soup 당시 115원, 현재 125원
전날 중식당에서도 느꼈지만, 대만에선 국물에 생강을 넣는 모양이다. 우리가 마늘 쓰는 것처럼 쓰는 것 같기도. 부드러운 생선살과 말간 국물이 깔끔하고 담백하게 잘 어울렸다.
飯類 Rice Dishes - 魯肉飯 루로우판 Braised Pork Rice 小 35원 + 煙肉飯 콩로우판 Stewed Pork Rice 당시 95원, 현재 105원
돼지고기 밥이라는 뜻의 루로우판은 잘게 썬 돼지고기 조림을, 콩로우판은 돼지고기 조림을 통으로 올린 덮밥이었다. 으레 떠올리는 동파육덮밥은 오른쪽과 같은 모습. 하지만 밸런스 좋게 먹기엔 루로우판이 더 괜찮았다. 통으로 올라간 버전은 좀 느끼했다.
이럴 때 유용한 게 고추기름. 덮밥과 함께 해도 좋고, 양배추 찜에 곁들여도 좋고, 국물에 살짝 첨가하는 것도 별미였다.
이렇게 한상이 대만 돈으로 315원. 당시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근면성실하게 찔끔찔끔 환전해서 평균 환율을 41.371원으로 맞췄고, 그렇게 계산하면 우리 돈으로 만 3천 원 정도 든 셈이고, 지금 기준으로는 현재 환율 46.27원에 가격 오른 메뉴들까지 감안해서 계산하면 만 5천 원 정도. 밥이랑 국에 반찬까지 제대로 먹은 셈인데 둘이서 이 정도면 확실히 싸긴 싸다 싶었다. 요즘 외식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체감상 더 그런 기분.
대만에선 아침도 사 먹는 사람들이 많다더니, 관광객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아침부터 외식을 많이들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장사를 하는 식당들이 많아서 대만 여행에선 굳이 숙소에서 조식을 먹을 필요는 없지 싶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먹을 수 있는 끼니는 한정적인데, 흔한 호텔 조식으로 한 끼를 빼기엔 아깝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 원래도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걸 즐기지 않지만, 이런 여건이면 더더욱 그렇지 않나? 어디든 먹으러 가는 게 대부분인 나 한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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