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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거리농원 - 삼거리닭볶음탕 + 라면사리 + 소주/맥주 + 음료

食食 얌냠

by 눈뜨 2022. 8. 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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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 여행. 분명히 닭볶음탕을 먹자고 나선 길이었는데,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 앞에서 차가 멈춰 섰다.

미국 캘리포니아라고 해도 그러려니 할 것 같은 여긴, 산방산 지척에 위치한 제주 삼거리농원.

지도상으로는 그래도 거리가 좀 되어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잡힐 듯 가까워서 퍽 신기했다.

식당과 산은 이 정도 거리.

당시 11월 중순쯤 되었는데, 제주도답게 가게 입구에서는 귤 무나(무료 나눔) 중이었다.

식당 내부는 테이블이 있다 만 느낌이었는데, 손님들은 대부분 실내보다는 바깥에 포장마차처럼 주황색 타포린 천막을 친 곳에서 식사를 하는 듯했다. 우리도 그랬고. 

"제주 삼거리농원은 솥뚜껑과 장작으로 조리를 하다 보니, 조리시간이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주문을 먼저 한 뒤 식당 오른편에 있는 귤밭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귤밭 산책길" 팻말이 꽂힌 입구는 이렇듯 다소 황량한 분위기 ;;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뭐라도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안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근데 걸어 들어갈수록 오호~ 싶어 지는데... 

귤을 따라고 만들어 놓은 공간은 아니고,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서 잘 놀 수 있게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더라. 11월이었지만 낮에는 겉옷을 손에 들고 다닐 정도로 맑고 따스한 날씨였어서, 풍경과 하늘도 굉장히 잘 어울렸다.

식당 입구 귤 나눔 하는 데에도 귤 서리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는데, 여기도 대문짝만 하게 적혀 있었다. 은근 달려있는 귤을 따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산방산 배경으로 주렁주렁 귤나무 찍어주기.

또다시 소환되는 캘리포니아 갬성 ㅋㅋ 눈을 돌릴 때마다 찍어두고 싶은 것 투성이라, 지루하지 않게 식사 준비를 기다릴 수 있었다.

직원 분의 안내에 따라 포장마차 주황 천막 아래 공간에 마련된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좌측으로 방송 출연 짤을 뽑아서 붙여 둔 게 보였는데, 으레 떠올리는 생활의 달인이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아니라 "극한직업"?? 뭔가 무시무시한데 ㅋㅋ

오른쪽에 연신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게 삼거리닭볶음탕이 펄펄 끓고 있는 현장. 솥뚜껑 닭볶음탕이라길래 '삼겹살 구워 먹는 불판만 한 솥뚜껑을 냄비 대신 쓰나 보다' 했는데, 스케일이 겨우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거대해.

드럼통 반으로 자른 건처럼 생긴 데다가 장작을 넣고, 그 위에 어느 정도 조리한 닭볶음탕을 솥뚜껑 채로 올려서 테이블 옆으로 가져와 마저 조리해 주셨다.

저 가득 쌓인 장작이 바로 참나무 장작인 모양. 얼마 동안 쓰는 양이려나? 둘러볼수록 괜히 극한직업에 나온 게 아니구나 싶었다. ;;

기본 상차림.

전과 냉국, 그리고 제주도답게 1인 1귤 애피타이저.

찌깬했는데, 맛있었다. 그는 좋은 애피타이저였습니다.

소주/맥주 4,000원, 음료 2,000원. 카스와 한라산 순한 17도, 칠성사이다

짚으로 엮은 소쿠리에 담겨 나온 음료들과 유리잔. 다들 탄성 일발 장전, 발사 ㅋㅋ

(너낌 이쒀~)

첫 잔은 소맥! 운전자는 미안하지만 칠성사이다.

짠~

돌돌돌 가져다 주신 우리의 저녁 식사. 

자글자글자글자글자글자글~

장작불에 바르르르 마저 졸여서 슥슥 커다란 대접 두 개에 나눠 담아 주셨다.

싸우지 않게 여기 하나, 저기 하나.

삼거리닭볶음탕 (토종닭) 75,000원. 현재는 79,000원. 바싹 마른 참나무 가득 찬 화로에 초대형 솥뚜껑을 올려서 팔팔 끓여 부드럽고 양념이 쏙 베인 쫄깃한 토종닭 고기와 통감자, 통고구마 그리고 제주산 신선한 양파와 대파의 천연 단맛이 느껴지는 매콤 달콤한 비법양념 삼위일체가 이루어져 있는 닭볶음탕 전문점입니다. 닭볶음탕 1마리당 네 명까지 배부르게 드실 수 있는 양입니다.

대파와 양파가 진짜 큼직하게 들어간 닭볶음탕. 감자랑 고구마도 큼직하게 들었다. 안 큰 게 없네.

토종닭이라 그런지 확실히 다리도 길쭉길쭉~

천막이 불그스름한 탓에 더 붉어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맛 자체는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았다.

보글보글 열심히 끓고 있는 국물. 국물이 끓으면 뭐다?

양념국물에 라면사리가 빠지면 왠지 허전.

라면사리 2,000원

비주얼은 별로지만, 설명이 필요 없는 맛 ㅋㅋ

이날 가장 큰 발견이었던 한라산 순한 17도. 예전엔 올래라는 이름으로 초록병에 담겨 일반 소주처럼 팔았었는데, 이젠 한라산 이름 그대로 가져와서 도수만 표시하고 파는 것 같았다. 한라산 21도는 많이 봤지만 이 건 처음 봤는데, 로컬 증언에 의하면 이렇게 판지 꽤 됐다고.

깔끔하고 역하지 않아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보이면 종종 마신다. 대선과 비슷한 레벨에 넣어주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빼꼼 본 귤밭. 해질 무렵이나 해가 진 뒤에도 사진 잘 나오겠다 싶었지만, 그 정도 열정은 없어서 이렇게 잠깐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풍광 속에서 요모조모 볼거리가 풍성했던 저녁 식사였다. 근처에 놀러 가게 된다면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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