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좋아하고, 소고기도 좋아하지만, 양념 없는 덩어리 고기를 구워 먹는 걸 선호해서 간 고기에 양념을 해서 만든 패티를 주로 하는 햄버거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해서 가끔 먹는다면 고르고 골라 진짜 괜찮아 보이는 집을 찾아가고는 한다.
그렇게 고른 게 방배동에 위치한 햄버거집, 헝그리부처.
가게 외관이 포스 있는 느낌은 아니다. 그냥 아파트 주변 상가건물 1층에 있는 깔끔한 햄버거집. 주말 점심인데 손님도 별로 없었다. 매장에 머무는 동안도 두 팀 정도 더 있었으려나? 배달 주문은 꾸준히 들어오는 것 같긴 했다.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주문 및 결제 후 자리에 앉는 시스템.
키오스크가 퍽 불친절한 편. 사진은커녕 설명도 없다. 음식 사진이 있어야 할 자리엔 가게 이름이 영어로 자간과 장평 협소하게 들어 있어서 살짝 떨어져서 보면 바코드만 가득한 것처럼 보인다.
다행히 키오스크 옆으로 메뉴들 설명이 적힌 메뉴판이 놓여있긴 하다. 사진이 없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선택 가능. 메뉴 설명은 메뉴판에서 확인하고, 가격은 키오스크에서 확인해서 주문 ㄱㄱ
세트 하나에 버거랑 음료 하나 추가. 메뉴 선택이 어렵진 않았다. 매니악버거 비주얼에 홀려서 온 거라 매니악버거 원픽이었고, 맥 앤 치즈가 있는데 안 먹을 수 없으니 세트 구성은 간단하게 끝났다. 다음으로는 버거 하나를 추가해야 하는데, 이미 고른 버거랑 차이가 나는 걸 골라야겠다 싶어 클래식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매장 내부는 흑백에 빼곡한 영문 고딕체로 장식했다. 살짝 버거킹 같기도. 안쪽엔 소파 같은 자리도 있는 듯했다.
햄버거 두 개 식사가 거의 5만 원 돈. 버거 단품이 만원이 넘고, 세트는 2만 원 중반이었다. 맥주가 만원이 넘으니까 다른 음료였다면 4만 원대였겠지만, 그래도 햄버거 치고 비싼 편이긴 하다. 대체 왜 이 가격을 받고 부처가 헝그리한진 알 길이 없다.
BURGERS 버거 - CLASSIC BURGER 클래식 버거 10,900원. 번, 비프패티, 베이컨, 로메인, 적양파, 딜피클, 토마토, 아메리칸치즈, 부처스소스
폭신한 번이 인상적인 헝그리부처의 클래식 버거. 고기고기하고 촉촉한 패티가 마음에 든다. 토마토가 두툼한 건 취향이 아니니까 다음에 새로운 버거를 먹는다면 부처스 버거나 레전더리 부처스 버거를 먹어볼까 싶다.
맥주 - 세종듀퐁 11,000원
만원이 넘는 맥주라니... 어딘가 포도 뉘앙스가 있고, 세종 치고 많이 시큼하지 않더라. 초심자에게 좋다더니, 그래서 먹을만했나?
세트 - 부처스매니악버거세트 24,900원. 부처스 매니악 버거 + 닥터페퍼 + 맥 앤 치즈(+2,000원), 총 26,900원
평소엔 잘 안 먹는데, 햄버거집에만 오면 종종 먹게 되는 닥터 페퍼. 왠지 콜라가 뻔하다 싶으면 이걸 먹게 된다.
SIDES 사이드 - MAC N CHEESE 맥 앤 치즈
보다 꾸덕한 게 취향이긴 하지만, 이거 막 퍼먹기도 좋고, 햄버거에 올려 먹어도 좋은데, 어떻게 안 시키냐고 ㅋ
BURGERS 버거 - BUTCHERS MANIAC BURGER 부처스 매니악 버거. 번, 비프패티X3, 베이컨, 아메리칸 치즈, 몰트 비네거
날 사로잡은 게 바로 이 비주얼. 폭신한 번이라 이렇게 눌러 구워내니 일체감이 장난 아니다. 맥도날드의 더블쿼터파운더치즈버거의 극 업그레이드 버전. 심지어 피클도, 머스터드도 없어서 오히려 취향 저격. 여기에선 몰트 비네거를 곁들이라고 줬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워크림이랑 함께하면 완벽하지 싶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살찌는 팬케이크 느낌도 있으니까 메이플시럽도 괜찮지 않을까? 마음에 드는 메뉴를 만나서 아이디어 샘이 솟아 ㅋㅋ 메뉴 특성상 꾹꾹 눌러 구워낸 거라 패티는 비교적 뻑뻑해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반이나 1/3 정도일 듯.
매니악버거 하나 보고 간 거였는데, 폭신한 번이 마음에 들어서 일반 버거도 더 먹어볼 마음이 생겼다. 모처럼 맛있는 햄버거집을 찾았는데, 여긴 왜 줄 안 서지? 의문이지만, 덕분에 난 편하게 잘 먹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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