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셔스를 처음 알게 된 건 홍대 이곳저곳을 배회하며 놀던 중이었다. 뭔가 뉴트로 느낌의 병들을 세워둬서 눈길이 갔다. 다시 만난 건 몇 해 전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갔을 때였다.
선물로 받았다며 내어준 웰컴드링크였는데, 집에서 이렇게 간단하게 밀크티를?! 게다가 맛이 제법 그럴싸했다. 진짜 홍차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데, 이런 걸 가정집 식탁에서 마시게 될 줄이야... 덕분에 틸리셔스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기로 했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달다구리 선물 시즌을 맞아 드디어 틸리셔스 제품들을 이것저것 구매했다. 마침 설을 앞둔 시기라 평일임에도 출고가 마감이 되었는데, 그게 하필 내가 주문하기 직전이었다. 덕분에 제 날짜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택배를 기다렸는데, 다행히 당일 오후 늦게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대한 스티로폼 상자. 뚜껑을 열어보면 휑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본품 부피가 작지 않다. 각 제품들을 꼼꼼히 싼다고 싼 것 같긴 한데, 문자를 받자마자 찾아왔는데도 보냉팩이 많이 녹아 있었고, 정작 물에 가장 취약한 종이 상자는 별 다른 조치 없이 젖어 있었다.
틸리셔스 홍콩밀크티베이스 선물박스 100ml x 6 Giftbox 19,500원 10주년 단독특가 43% 11,000원. 이게 틸리셔스를 다시 보게 했던 바로 그 제품. 패키지가 선물하기 좋게 딱 떨어지고, 하나씩 따서 먹으면 되니 간편해서 좋은 것 같다. 계량도 한 병씩만 들고 다니면 해결이다. 한 병 탈탈 털어 넣고, 우유를 병에 넣어서 또 탈탈 털어 넣은 다음, 얼음 두어 개 넣으면 밀크티 완성! 해서 처음 시작은 이걸로 하면 좋을 듯.
틸리셔스 스마트스토어 ☞ https://smartstore.naver.com/tealicious
지난달 초에도 행사라며 티베이스 선물박스를 만 천 원에 팔고 있었는데, 여전히 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이게 정가 아닌가? 10주년 단독특가라고 했으니까 올해 내내 이 가격이려나? 2만 원이면 살짝 과하지만, 만원이면 상당히 좋은 구성.
상자 뒷면에는 음용법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종이로 만든 박스가 제품이랑 꼭 맞는 건 좋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송 과정에서 함께 넣은 보냉제가 녹는 바람에 우글우글 우그러들어 있어 안타까웠다. 굳이 이걸 산다는 건 선물용이란 얘기고, 제품명도 "홍콩밀크티베이스 선.물.박.스."인데... 이건 좀 곤란하지. 굴러다니는 거 갖다 준 걸로 의심받아도 납득이 가는 추레한 몰골에, 선물하면서도 괜히 눈치가 보이고,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틴케이스보다는 이걸 비닐로 쌌어야 하지 않나? 종이 재질이 코팅이 거의 안 되어있는 편이라 습기에 약해서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본품을 담기엔 부적절한 것 같다.
틸리셔스홍콩밀크티베이스500ml x2병 18,500원 24% 할인 14,000원. 틸리셔스 시그니쳐 'Dark' 블렌드는 묵직한 바디감과 홍차본연의 아로마틱 하고 깊이감 있는 향이 코와 입 끝을 맴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도는 시중 음료제품보다는 덜 단편이며 홍차의 탄닌(떫은맛)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하였습니다. 카페인 함량(40mg/100ml)이 높은 편으로 아동 및 임산부 섭취에 유의 바랍니다. 밀크티베이스는 직접 우유에 타서 나만의 홍콩밀크티로 만드는 홍콩밀크티 베이스(원액)입니다. Dark블렌드로 우유에 1:1 비율로 섞어 드시는 것을 추천드리나 기호에 맞게 비율은 조절하시면 됩니다. 기본 당도로 제조가 되었으며 기호에 따라 얼음 혹은 설탕 시럽을 더 추가하셔도 됩니다.
나도 먹어보자 싶어 산 밀크티베이스 댓병. 500ml니 댓병까진 아닌가? 스마트스토어에선 1000ml짜리도 판매 중. 물건을 받아보기 전까진 '천미리는 너무 많겠지?'싶었는데, 헤프게 쑥쑥 줄어드는 걸 보니, 양이 많은 건 전혀 문제 될 게 아니겠다 싶더라. 음용법에 대한 설명 중에는 원액에 탄산수나 물과 얼음, 과일 슬라이스를 함께 먹는 방법이 있었는데, 딴 건 없고 얼음 정수기는 있으니 아쉬운 대로 얼음이랑 물만 살짝 해서 마셔봤다. 그렇게 하면 홍차 비슷하려니 했는데, 진하지 않고 은은한 편이라 물만 넣으니 어딘가 허전하고 맹숭맹숭했다.
해서 본 취지에 걸맞게 추천하는 대로 우유를 구해다가 1:1의 비율로 밀크티를 만들었다. 저 멸균우유 굉장히 작다고 생각했는데, 종이컵에 옮겨 담으니 내 생각보다 많았다. 덕분에 티베이스가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었다. 얼음까지 살짝 넣으면 완성! 달지 않지만 홍차향이 은은한 밀크티. 단맛이 없진 않지만, 평균의 밀크티와 비교했을 땐 "달지 않다" 해도 무방할 듯. 티베이스 자체가 보다 진하면 더 좋겠지만, 그거야 비율을 조절하면 될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티베이스를 우유보다 조금 더 많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100미리씩 200미리는 너무 감질나니까 150미리 정도씩 해서 먹는다 생각하면, 500ml 한 병으로 3잔 가능. 역시 얼마 안 되네.
쉐킷쉐킷. 마지막 바닥까지 싹싹 잘 먹었다.
틸리셔스 말랑밀크티 카라멜엿 19,500원 15% 16,500원. 홍콩밀크티 카라멜엿입니다. 우리나라 전통과자인 엿의 원재료와 카라멜의 말랑한 식감이 만났습니다. 홍콩밀크티의 원재료인 홍차엽을 곱게 갈아 넣었습니다. 처음엔 입안에서 감미로운 홍차향이 자유롭게 떠돌다 마지막 사르르 녹는 과정에서 홍차 특유의 쌉싸래한 매력의 향을 느껴보세요. 카라멜엿을 수차례 늘이고 접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공기를 넣어 말랑하고 이에 달라붙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틸리셔스 쇼핑을 하게 된 건 바로 이것, 말랑 밀크티 카라멜엿 때문이었다. 보다 참신한 달다구리 중에서 기능성(?)도 나름 있고, 몸에도 더 나을 성싶은 걸 찾던 중 꽂혀 버렸다. 물론 시강인 틴케이스도 무시 못할 포인트였다. 쇼핑몰 사진으로 봤을 때도 눈에 확 들어온다 싶었는데, 실물로 보면 그 존재감이 더욱 대단하다.
뚜껑을 열자 용기 가득 꽉꽉 들어찬 카라멜엿들. 큼직한 틴 케이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양에 한 번, 개별 포장의 퀄리티에 또 한 번 놀랐다. 인쇄 퀄 무슨 일이야. 이래서 비싼가 ㅎㅎ
포장지에 적힌 안내 문구에 제 멋대로 생겼으니 뭐라 하지 말라더니, 진짜 멋대로 생긴 말랑밀크티 카라멜 엿. 이 역시 많이 달지 않고, 판매 페이지 설명처럼 홍차향이 나면서 이에 붙지 않는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홍차엽이었다. 진짜 찻잎을 갈아 넣은 게 이색적이라 좋긴 한데, 먹다 보니 찻잎이 까끌거렸고, 마지막까지 입에 남아 씁쓸하고 떫다. 카라멜엿을 먹고 나니 입 안이 까끌해져 개운하지 않더라. 더 곱게 갈면 괜찮았으려나?
개당 크기도 큰 편이라 하나 까서 입에 넣으면 당장은 꿀 먹은 벙어리 신세. 반이나 2/3 정도 크기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요모조모 당 충전, 카페인 충전은 제대로 되겠지?
역시 틸리셔스는 밀크티가 근본인 모양. 누가 물어본다면 나도 누군가의 리뷰처럼 엿보다는 티베이스를 추천할 것 같다. 내가 먹을 거라면 집이나 회사에 커다란 티베이스 병으로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으면, 어설픈 카페에서 밀크티 사 마실 일은 없지 싶다. 해보진 않았지만 이걸로 하이볼을 만들면, 얼그레이 하이볼은 명함도 못 내밀 고오급 홍차하이볼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밀크티만 만들어 먹기에도 모자란 게 현실 ㅋ 진한 버전도 팔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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